대선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예정대로 14일 오후(현지시간) 미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로 이동해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15~18일 나흘간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어제의 끔찍한 일로 인해 내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으나, 나는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나의)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도 강제로 바꾸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계획대로 밀워키를 향해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오는 11월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다. 이미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지난 3월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과 함께 '트럼프 집권 2기'의 주요 공약과 정책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도 공개된다.
총격 사건 직후에 열리는 터라, 이번 전당대회는 전례 없는 흥행이 예상된다.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순교자' 이미지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층 대결집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총격 당시 얼굴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든 그는 전날 SNS에서도 "우리 믿음에 대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악에 맞서 저항할 것"이라고 밝히며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귓가에 상처를 입었다.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는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호하던 비밀경호국 저격수에 의해 사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생명을 건진 반면, 해당 총격으로 유세에 참가했던 시민 1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