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로 있던 시기 여권에서 이른바 '댓글팀'이 운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 차원의 댓글팀을 운영한 적은 없지만 의심 가는 정황은 있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집권 초기엔 악화된 여론 관리를 위해 "대선 때 있던 애들"을 활용하자는 취지의 얘기를 들어 깜짝 놀랐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의원은 진행자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여론조성팀 또는 댓글팀이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어봤냐'고 묻자 "제가 본 건 대선 아니면 지선(지방선거) 때 아니겠느냐"며 "후보 측에서 관계자들이 어떻게 여론조성팀을 돌렸을진 모르는 일이다. 몇 군데 의심 가는 정황들이 있었으나 그땐 선거 캠페인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댓글팀은 전혀 운영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이 정권 초기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등 때문에 여론이 안 좋게 돌아가니까 모 인사가 저와 있는 자리에서 '대표님, 저희 대선 때 있던 애들 좀 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하길래, 제가 깜짝 놀라서 '대선 때 뭘요?'라고 되묻자 그 인사가 잘못 말한 걸 깨닫고 입을 닫더라"고 회상했다.
이를 들은 진행자가 '대선 때 있던 애들이라는 게 댓글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느꼈느냐'고 묻자 이 의원은 "저는 그렇다고도 볼 수 있게 느꼈다. 그런 식의 취지로 얘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뭘 했는지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나한테 숨기고 싶은 게 있나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했다. 선거가 끝난 뒤였기에 추가로 확인해보진 않았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모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주요 인사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혹을 제기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SNS에 공개한) 3~4가지 정도만 갖고 이런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며 장 전 최고위원은 과장해서 말하는 유형이 아니라고 평했다.
앞서 11일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수의 여론조성팀 관계자에게 받은 텔레그램을 몇 개만 텍스트로 공유한다"며 대화방 내용으로 보이는 문자 4개와 받은 시점을 올렸다. 그가 올린 메시지 중엔 2023년 7월 29일 "박주민 의원이 이화영 수사 관련 수원지검 연좌농성으로 한동훈 장관을 비판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화영 드러누은 이슈는 더 끌고가자. 커뮤니티 유튜브 조치할게'"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이 게시글을 자신의 계정에도 공유하고 "제보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라고 적었다.
한편 한 후보 측은 해당 의혹과 관련, 장 전 최고위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