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리스 불법 체류자에서 2024 파리 올림픽 그리스 농구대표팀이 된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가 남긴 말이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그리스 피레에프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농구 최종 예선 결승에서 크로아티아를 꺾고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이로써 아데토쿤보는 11년 미국프로농구(NBA) 생활 중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아데토쿤보는 나이지리아계 불법 체류자 출신이다. 그의 부모님은 아데토쿤보가 태어나기 전 나이지리아를 떠나 그리스에 불법 체류자로 정착했다. 아데토쿤보도 2013년 그리스 20세 이하(U-20) 농구대표팀에 승선하면서 그리스 시민권을 얻기 전까지 불법 체류자로 지냈다.
가난한 형편에서 자란 아데토쿤보는 어린 시절부터 생계에 매진해야 했다. 그는 6살 때부터 17살 때까지 시계, 안경, CD를 비롯한 각종 물건을 길거리에서 팔았다. 아데토쿤보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난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었다. 물건을 팔지 못하면,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벌었어도 집세 때문에 굶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던 어느 날 아데토쿤보의 마음속에 작은 꿈이 생겼다. 그는 "어린 시절 앨런 아이버슨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다큐멘터리를 보자마자 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이버슨 덕분에 농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 이후 신장 211㎝의 빼어난 신체조건을 갖고 있던 그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캐스팅돼 13세라는 나이에 농구를 시작했다.
아데토쿤보는 현재 NBA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다. 2021시즌에는 반세기 만에 밀워키에 우승컵을 안겼고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정규시즌 MVP 2회 수상(2019∼2020), 올해의 수비왕(2020), 올스타 7회 등 수많은 기록도 썼다. 2022시즌에는 NBA 사무국에서 선정한 'NBA 75주년 기념팀'에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다.
수많은 기록을 작성하며 스타 선수가 된 그는 자신의 재능을 소외된 이들에게 베풀고 있다. 아데토쿤보는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아데토형제 아카데미'라는 자선 단체를 만들어 불우한 형편의 아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치고 운동선수가 될 기회를 제공한다. 5형제인 아데토쿤보는 첫째 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농구 코트에서 뛰고 있다. 그중 둘째 형 타나시스 아데토쿤보와는 밀워키에서 함께 소속 돼 있다.
파리 올림픽 출전으로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그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며 "이건 나의 첫걸음일 뿐이다. 올림픽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