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필리핀 좌초시킨 함정, 남중국해 해양 산호초 생태계 파괴"

입력
2024.07.09 14:55
1999년 좌초 시에라마드레호
CCTV, 다큐멘터리 제작·송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에 좌초된 필리핀 함정이 이 지역 해양 산호초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는 중국 측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즉시 철수를 주장하며 필리핀을 압박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필리핀 해군이 분쟁 해역의 전초기지로 사용하려다 1999년에 좌초시킨 시에라마드레호가 산호초 생태계의 다양성, 안정성 및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는 중국 정부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시에라마드레호가 좌초된 세컨드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내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이다. 필리핀은 25년 전 이곳에 자국 함정이 좌초된 이후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해오고 있다.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자국 연안으로부터 200해리) 내에 있지만 중국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중국 천연자원부 남중국해 생태센터와 남중국해 해양연구원이 하루 전 발표한 '산호초 생태계를 파괴하는 런아이지오 군함의 불법 정박 조사 보고서'는 "이 해역에서 산호 덮개가 심각하게 파괴됐고 해저 무척추동물 개체군의 생태적 균형이 깨졌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중금속 오염과 활성 인산염, 기름 오염, 어망과 같은 인간 폐기물이 발견됐는데 특히 시에라마드레 주변에서 그렇다"며 "필리핀은 군함을 철수하고 오염원을 제거해 산호초 생태계에 지속적이고 누적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현장 조사와 위성 감지 기술을 통해 이 지역 생태계를 조사한 중국 해양 과학자들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런아이자오:난사군도의 눈물'을 만들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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