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홈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지닌 네덜란드 플랫폼 기업 '앳홈'을 인수했다. LG전자의 다양한 인공지능(AI) 가전과 앳홈의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를 연결해 AI홈 시장을 이끌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의 인수합병(M&A)은 2022년 전기차 충전 업체 '하이비차저(옛 애플망고)' 인수 후 2년 만이다.
LG전자는 최근 앳홈과 인수 계약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우선 지분 80%를 넘겨받고 3년 안에 나머지 20%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앳홈은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해 스마트홈 두뇌로 꼽히는 허브 '호미'를 가진 기업이다. 2014년 설립돼 유럽, 호주,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해 미국, 캐나다까지 서비스 출시 국가를 늘렸다. 자체 개발한 허브와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독자적 스마트홈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제품인 호미 프로는 가전 및 5만 개 넘는 IoT 기기를 연결한다. 앳홈이 운영하는 호미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이케아 등 글로벌 제품을 연결·제어하는 1000여 개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돼 있다.
LG전자는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인 씽큐(ThinQ)가 쌓아 온 기술에 앳홈의 개방형 생태계와 IoT 기기 연결성을 더해 AI홈 기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앳홈 인수로 타사 기기와 서비스까지 통합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고객의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부사장은 "앳홈 인수는 AI홈 사업의 초석"이라며 "앳홈의 강점인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성을 바탕으로 외부 연동 서비스를 확대하고 AI가전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하고 입체적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앳홈 인수 뒤에도 앳홈의 운영 체계와 브랜드는 독립적으로 유지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및 연구개발 역량이나 플랫폼 관점의 시너지를 내면서도 앳홈의 성장 동력과 고유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2023년 812억800만 달러(약 112조8,000억 원)에서 2028년 2,602억3,500만 달러(약 361조4,600억 원)로 연평균 26.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LG전자는 고객의 삶이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설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웹OS 광고 플랫폼, AI홈과 같은 플랫폼 기반의 가전 서비스, 설루션에 잇따라 진출하는 등 사업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꾸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