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尹-김진표 대화 메모로 남겼다…직접 해명해야"

입력
2024.06.28 11:00
"김 전 의장이 전해준 내용 상세한 메모 있어"
"'좌파 언론이 인파 몰리도록 유도' 등 언급"
"윤석열 대통령 극우 음모론으로 국정 운영"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의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대화를 생생히 전해 들어 지금도 메모장에 남아있다"며 윤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산 대통령실은 즉각 강력히 부인했는데, 과연 윤 대통령은 정말로 그런 언급을 전혀 한 적이 없어서 국민 앞에 당당한 것이냐"며 이렇게 밝혔다.

박 의원은 "당시 원내1당의 원내대표로서 수시로 국회의장을 만나왔다. 윤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건 설득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키려고 했던 김 전 의장의 노력을 익히 알고 있다"며 "저와 자주 만나거나 통화하던 김 전 의장은 그 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해줬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발언도 메모장에 남아 있어"

그러면서 그는 "논란이 된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매우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도 저는 생생히 전해 들어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2022년 12월 5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두 분이 함께 참석한 후 오전 9시 15분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나눴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는 김 전 의장이 이 장관 사퇴를 포함해 국정 운영에 관해 조언을 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박 의원이 작성한 메모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좌파 언론들이 사고 2, 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고 했다.

또한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한다", "사건의 의혹을 먼저 규명하지 않고 이 장관을 사퇴시키면 혹시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후에 지게 해야 한다"라는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극우 유튜버 음모론 믿으며 국정 운영"

박 의원은 "한복을 입고 바닥에 오일을 뿌렸다는 '각시탈'과 "밀어"라고 외쳤다는 '토끼 머리띠 남성들', 정권 퇴진 행진 후 집결한 민주노총 시위대의 배후설 의혹 등은 10월 29일 참사 발생 후 각각 11월 7일, 11월 9일 특수본에서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며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장을 만난 12월 5일까지도 이를 유력한 사실로 믿었던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 운영이 합리적인 이성과 판단이 아니라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으로 이뤄졌다는 건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기를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김 전 의장은 27일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직후인 2022년 12월 5일 참사가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은 같은 날 김 전 의장이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렸다"고 반박했다.

연관기사
• 김진표 전 의장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말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2717100004373)
• 대통령실 "멋대로 왜곡, 개탄스럽다"… '尹 이태원 조작설 거론' 주장 정면 반박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2717590004123)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