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 바이오 키울 특화단지, 인천·대전 등 5개 선정

입력
2024.06.27 16:30
5대 특화단지 통해 바이오 생태계 구축
바이오 기업, 2040년까지 36조 원 투자
정부, 인허가 처리·규제 완화 등 지원


정부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해 인천·경기 시흥, 대전 유성 등 다섯 곳을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정부는 특화단지에 인허가 신속 처리, 규제 완화 등 각종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백신 생산, 신약 개발, 대규모 바이오 생산 등 2040년까지 36조 원 넘게 예정된 국내 바이오 기업의 투자가 속도를 내도록 돕기 위해서다.

정부는 27일 열린 '6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인천·경기 시흥, 대전 유성, 강원 춘천·홍천, 전남 화순, 경북 안동·포항을 바이오 특화단지로 선정했다. 정부는 4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중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를 이끌 특화단지를 2023년 7월 확정한 데 이어 이번에 바이오 분야를 매듭지었다.

정부는 특화단지를 통해 국가첨단전략산업을 성장시킬 산업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예컨대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기업 계열사부터 하청업체까지 특화단지에 모여 바이오 생태계를 조성하면 관련 산업을 키우기 용이하다.

바이오 특화단지 다섯 곳은 각각 주력하는 영역이 있다. 인천·경기 시흥은 대규모 생산 능력을 보유한 세계 1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를 목표로 삼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바이오 대기업이 위치하고 있는 이 지역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2032년까지 두 배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등 연구개발(R&D) 기반과 기술력이 있는 바이오 기업을 보유한 대전 유성은 신약 개발 거점으로 뒀다. 또 전남 화순, 경북 안동·포항 두 곳은 백신 산업 육성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필요성이 커진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화단지 다섯 곳에 위치한 바이오 기업이 2040년까지 예고한 투자는 36조2,650억 원이다. 인천·경기 시흥 지역 투자 규모가 25조6,908억 원으로 가장 크다. 정부는 특화단지가 정착할 수 있도록 인허가 신속처리, 규제 혁파, 세제·예산 지원, 용적률 완화, 전력·용수 공급 등을 도울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미래차, 로봇, 원전, 방산 등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신규 지정할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무대에서 첨단산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 혁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서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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