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20일 소위 처리 예고 野... "정부 불출석은 묵시적 동의"

입력
2024.06.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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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1소위 열고 논의 시작
심우정 법무차관 불참 비판
원구성 협상은 또 다시 불발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채 상병 특별검사법'을 논의했다. 목표로 삼은 6월 임시국회 통과 수순을 밟기 위해 20일 법사위 소위 처리에 이어 21일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과 입법 청문회 절차를 예고했다.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이날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진통만 거듭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법안 1소위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소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에 반발해 국회 일정에 불참 중인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불참했다.

회의 직후 김 의원은 "공수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서 저희가 처음 특검법을 발의했을 때보다 수사 범위를 확대시켜야 할 필요성이 아주 높아졌는데 특히 수사기간 연장, 즉 70일 더하기 30일보다 특검 기간을 연장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관련 공무원들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책해 여러 공무원들의 협조를 받고 진실을 밝히는 방안 주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법무부 차관 등 회의에 불참한 관계부처 책임자들을 향한 압박도 이어갔다. 서영교 의원은 "심우정이라는 법무차관이 이 자리에 오지 않은 건 법무장관이 논의하면서 가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힘과 용산에서도 가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아 이건 찬찬히 따져야 한다.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정부를 대표해 논의해야 할 법무부가 회의에 불참한 것은 직무 태만"이라고 지적하면서 "장관과 차관이 불참하더라도 법사위 회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고, 불출석은 논의될 법안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이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 불출석은 정부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별 상임위별로 민주당이 쟁점 법안 처리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작 원 구성 협상은 이날도 여야간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는 것은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면서도 "국회를 빨리 열어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넘친다. 이를 늦추는 것은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라고 강조하면서 여야간 협의를 재촉했다.

이후 우 의장 주재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간 2시간 가량 회동이 이어졌지만,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추 원내대표는 "내일부터 양당 원내수석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도 "11개 상임위를 구성하고 2주 경과했는데 추가 논의에 진전 없는 부분에 대해 답답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합의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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