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귀국 예고하며 떠난 김경수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 줘야"

입력
2024.06.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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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추도식 참석 '일시' 귀국 김경수
"정치는 희망 주고, 갈등 조정해야" 
"그 역할 연구하고 돌아오겠다" 의지 
정치권 '김경수 복권론', 尹 결심 달려

친문재인(친문)계 적자로 분류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4일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갈등 조정자가 돼야 하는데 우리 정치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영국으로 떠났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 올 연말 완전 귀국할 예정이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지사는 향후 정치 복귀 여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연말) 귀국 이후에 말씀드리겠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정치에 대한 자신의 원론적 입장을 뚜렷하게 피력하며 활동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먼저 '지난 총선에서 야권이 크게 승리한 이후에 국회 운영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묻자, 정치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깊이 성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운을 띄었다. 그러면서 "(정치가 희망을 주고, 갈등을 조정하는) 그런 역할을 잘 해나가고 있는 나라를 찾아보고, 무엇이 맞는지 깊이 있게 고민하고 연구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원 구성으로 대치하며 22대 국회가 시작부터 '반쪽'으로 운영되며 파행을 겪는 상황을 겨냥해 에둘러 쓴소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가기 위해 새로운 시각을 모색해 보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 전 지사는 "한국의 여러 문제를 바깥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데 제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어떤 문제들에 집중하고 있는지는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영국 유학 생활을 마무리하고 독일 에버트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의 한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뒤 연말에 귀국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 전 지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친노무현계에서 분화한 친문계의 적통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되며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올랐지만, 이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 2022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다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복권되지 않으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윤 대통령 결단에 따라 김 전 지사의 정치 재개가 가능한 만큼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항마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복권을 해줘야 한다. 해줄 거라고 본다. 김 전 지사가 덕목을 갖춘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인데 현재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며 김경수 복권론을 공개적으로 띄우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