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돈 내고 보는 KBO 온라인 중계, 해외에선 무료로 본다?

입력
2024.06.14 07:00
숲, KBO 해외 중계권 확보...2026년까지 전 경기 무료
국내 이용자들은 야구 경기 채널 접속 불가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운영사 숲해외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SOOP(숲)'을 통해 한국프로야구(KBO)를 무료로 중계한다. 단 한국에선 CJ ENM을 통해 디지털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이 유료 회원에게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한국 이용자들은 숲에서 이 중계를 볼 수 없다.

KBO와 숲은 13일부터 2026년까지 KBO리그의 모든 경기를 대상으로 한 해외 생중계와 하이라이트, 다시보기(VOD) 등 동영상 서비스를 해외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4년부터 3년 동안 KBO리그의 해외 중계권은 국내 스포츠 매니지먼트 기업인 '지애드스포츠'가 가지고 있는데 이를 숲에 재판매한 것이다.

숲에 따르면 이번 중계 서비스의 대상은 전 세계의 KBO 리그 팬들이다. 해외에 머물거나 여행 중인 한국인도 무료로 한국 야구 생중계를 볼 수 있게 된다. 송출되는 영상은 국내 방송 생중계와 똑같다. 2023시즌까지 아프리카TV에서 비제이(BJ)들이 선보였던 '편파 중계'와 비슷한 방식으로 방송을 진행할 교민 등 해외 스트리머도 모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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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국 내 이용자들만 이 방송을 볼 수 없다. 글로벌 플랫폼인 숲은 이용할 수 있지만 KBO 방송을 하는 채널의 경우 한국 시청자들이 접속하지 못한다.



일부 팬 "역차별" 주장... 우회접속 시도도 예상


일부 국내 이용자는 당장 '역차별'이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은 올해부터 티빙이 한국 프로야구의 디지털 중계를 단독으로 맡은 상태에서 최소 월 5,500원(광고형 요금제)을 내야 중계를 볼 수 있다. 그런데 해외에선 사실상 같은 중계를 무료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 이용자는 가상 사설망(VPN) 프로그램 등을 동원해 인터넷주소(IP)를 해외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숲에 우회 접속해 경기를 무료로 보겠다는 주장도 폈다. 티빙이 KBO 중계 서비스 초기 여러 논란을 극복하고 방송을 어느 정도 안정시켰지만 유료 중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영향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반응을 두고 티빙과 숲 모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티빙 구독으로 중계 시청에서 얻는 이점도 많다. 지난 11일 매일 열리는 KBO 5개 경기를 동시 시청할 수 있는 '멀티뷰'를 PC웹에 도입했고 모바일 앱에도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다른 야구장의 경기 결과를 궁금해하는 팬들의 수요를 노린 것이다. '티빙 슈퍼매치' 등 자체 제작 스포츠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순수하게 야구 경기만 보기 위해 티빙에 가입한 이용자들 일부가 이탈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중계 품질이나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이용자들은 티빙을 통해 시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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