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산하 출연기관인 전남테크노파크(전남TP) 수장인 오익현 원장이 직원간 잦은 술자리와 인사, 의전 차량 교체 등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일부 직원은 "오 원장으로 인해 공정한 직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남도에 감사까지 청구했다. 오 원장은 관련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TP 내 복수 관계자들은 오 원장의 반복되는 술자리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일부 직원들은 일주일에 2~3번은 원장과 함께 저녁 회식을 갖는데 늦을때는 3~4차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오 원장은 밤늦은 술자리에서도 술값을 내는 경우가 드물다"며 "특히 술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승진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오 원장의 의전 차 교체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남TP는 앞서 전임 원장도 관용차 사적 사용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오 원장은 전기차만 의전 차량으로 사용할수 있는 규정에 따라 '아이오닉5'를 사용해 왔다. 해당 차량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오는 2026년 7월 23일까지 4,370만 원에 총 3년 간 임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절반이나 남은 지난달 31일 5,900만 원을 들여 'EV9'을 새로 임대했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재단 회의에서는 간접비(운영성 경비)가 부족하다고 아껴 쓰자고 하는데, 정작 원장은 고가의 차를 새로 뽑는다는 게 말이되냐"고 꼬집었다.
인사와 관련된 불만도 거세다. 전남 TP는 직원 채용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전공 시험을 통해 직원들을 채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원장이 돌연 NCS 시험 탓에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로 심층 면접을 도입하고, NCS 시험 내 전공시험을 없앴다. 문제는 심층 면접 문제를 원장이 직접 출제한다는 점이다. 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채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또 정신적 질환을 호소해 근무지를 옮긴 직원을 다시 예전 근무지로 복귀시켜 해당 직원이 결국 병가를 내거나, 특정 직원의 근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개선치 않는 등 비정상적인 인사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오 원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위식도염으로 인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상태여서 직원들과 거의 술자리를 갖지 않는다"며 "특히 내·외부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승진자를 결정한 뒤 원장이 이를 결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술자리가 승진 인사에 반영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전 차량 교체와 관련해선 "아이오닉5는 탑승 시 멀미가 심하고, 격식에도 맞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며 "노조에서 먼저 의전 차량 교체를 요구해 왔기 때문에 추진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아이오닉5의 경우 공용차가 없던 행정지원본부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낭비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채용 방식 변경과 관련해서는 "NCS 방식의 경우 특정 분야 문제가 편중돼,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를 심층 면접 문제를 통해 원하는 인재상을 고르는 방식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장이 면접 문제를 직접 출제하는 것이 문제 유출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판단했다. 결코 외부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직원 근무지 변경은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진행한 것으로 다음달에 재발령 할 예정"이라며 "근태 문제 직원과 관련해선 최근 면담을 가졌고 현재는 개선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전남TP 관계자 B씨는 "최근 오 원장이 몸이 아파 술을 하지 못하지만, 취임 이후 계속적으로 저녁 식사와 술자리가 이어진 것은 맞다"면서 "하위직 직원 중에는 평소 20~30만 원 가량의 술값 지출이 잦았고, 퇴근 후 시간은 원장의 눈치를 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전 차량 교체와 관련해선 노조에서 요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