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눈은 ‘연내 금리 인하 횟수’에 쏠리고 있다. 기존 전망인 3회보다 하향이 확실시되는데, 조정 폭이 클 경우 단기적인 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1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현재 5.25~5.50% 수준인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7회 연속 금리 동결’은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미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도 6월 FOMC의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8%로 표시했다.
시장이 더 주목하는 건 FOMC 위원 개개인의 연말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다. 금리 인하의 힌트이기 때문이다. 3월 공개된 직전 점도표의 중간값은 4.625%로, 0.25%포인트씩 3회 인하를 반영했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선 인하 횟수가 줄어들고, 경제·물가 전망은 기존보다 상향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미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코노미스트 4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는 연준이 두 번의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것으로 내다봤고 또 다른 41%는 한 차례 내리거나 인하가 아예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물가와 고용 지표가 걸림돌이다.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2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8만2,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4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을 기록했다. FOMC 기간인 12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주요 변수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CPI가 예상을 상회할 경우, 연내 예상 금리 인하 횟수가 1회로 대폭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 증시 반락, 달러 강세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보다 서둘러 금리를 내릴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큰 데다, 물가 하락은 더디고 경기는 호조세여서 금리 인하 시급성이 유럽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외 기관은 한은이 빨라도 10월은 돼야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4분기까지 늦출 것”이라 진단했고, 지난달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보고서를 낸 글로벌 투자은행(IB) 7곳 중 4곳도 4분기 인하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