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아까워"…'김호중 출연정지' KBS 게시판에 두둔 청원

입력
2024.06.02 16:00
"잘못 두둔은 아니지만 자숙 기회 줘야"
1300여 명 동의…KBS 답변 요건 달성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최근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수 김호중의 방송 퇴출 여부를 두고 찬반양론 글이 대립하고 있다. KBS는 지난달 29일 김씨의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2일 KBS 시청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김호중 가수 방송 퇴출에 관한 반박 내용-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이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김호중)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아직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고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라며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김씨 팬들의 기부 등 선행을 고려해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작성자는 "(김씨는) 어렸을 때 불안한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트라우마가 남았을 것"이라며 "성인이 돼서도 주변에 올바른 길로 인도해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 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 나눔을 실천해온 건 김씨가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이라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기준 1,3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얻은 글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

한편 1,000건 넘는 동의를 받아 답변 대기 중인 청원 글 중 김씨의 퇴출을 요구하는 것도 12건에 달한다. 이 청원들은 "국민을 우롱하는 가수는 제명했으면 좋겠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연예인들은 영구 퇴출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KBS는 지난달 29일 방송 출연 규제 심사위원회를 열고 김씨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법원 판결 전이지만, 김씨가 사고와 관련해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는 이유에서다. KBS는 향후 법원 판결이 나오면 규제 수위를 조정할 예정이다.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