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대학들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수시모집 지역인재전형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정원을 못 채울 가능성이 있는 의대가 17개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의대가 올해(3개 의대)보다 6배 가까이 증가한다면 중복 합격자 연쇄 이동과 정시모집 확대 등 입시판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2일 종로학원이 비수도권 의대 26개(단국대 천안 제외)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에 지난해 지역인재전형 지원자 수(8,369명)를 적용한 결과, 경쟁률 6대 1 미만 대학이 17곳(65.4%)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대입에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의무가 있는 26개 의대의 해당 전형 모집 인원은 지난해(1,025명)보다 86.6% 늘어난 1,913명이다. 수시 지역인재전형 규모도 지난해 800명보다 749명 많은 1,549명이 됐다. 1년 새 2배(93.6%) 가까이 불었다.
수시모집에서는 수험생 1명이 최대 6개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어 입시업계는 일반학과의 경우 경쟁률 6대 1 미만은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음 순위 수험생으로 정원을 채우고, 그래도 미충원 시 정시모집 때 부족한 인원을 뽑아야 한다.
올해 의대 경쟁률이 6대 1 미만으로 예상되는 비수도권 대학은 대구가톨릭대(5.29대 1) 경북대(5.11대 1) 인제대(4.85대 1) 건양대(4.5대 1) 조선대(4.25대 1) 등이다. 지난해 한 곳도 없었던 의대 경쟁률 4대 1 미만도 올해 입시에서는 경상국립대(3.72대 1) 원광대(3.52대 1) 순천향대(3.35대 1) 전남대(3.31대 1) 울산대(3.05대 1) 등 12개 대학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가톨릭관동대(2.98대 1) 충북대·을지대(각 2.97대 1) 충남대(2.73대 1) 제주대(2.52대 1) 건국대 글로컬(2.45대 1) 강원대(2.02대 1) 등 7개 대학 의대는 경쟁률이 3대 1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전국 단위가 아닌 지역인재전형의 높은 문턱인 대학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 등급 충족 요건은 수험생들의 지원 여부에 핵심 변수로 꼽힌다. 종로학원의 2025학년도 대학별 수시모집요강 분석 결과, 수능 최저 등급 기준이 없는 의대 모집 인원은 수시 지역인재전형 전체1,549명 중 5%(78명)에 그친다. 95%는 수능 최저 요건을 맞춰야 하는데, '수능 3개 영역 등급 합 4'를 요구하는 대학이 11개(522명)로 33.7%를 차지하는 등 대체로 까다로운 편이다. 이에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대폭 증가했어도 지원자 수는 그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수시 일반전형 기준 지역인재전형의 최근 3년간 경쟁률은 하락 추세다. 2022학년도 24.6대 1에서 2023학년도 22.1대 1, 지난해 18대 1로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권 고교 출신 'N수생'(재수 이상하는 졸업생)이나 '반수생'(입시 준비하는 대학생) 등이 대거 유입되지 않으면 의대 수시모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생길 수 있다"며 "수능 최저 등급 기준을 못 맞추는 수험생이 많으면 정시로 넘어가는 인원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