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를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하다"며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홍지호 전 SK디스커버리(옛 SK케미칼)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손정현)는 28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홍 전 대표와 SK디스커버리 법인을 기소했다. 같은 혐의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을 기소한지 1년 7개월 만이다. 문제의 가습기살균제는 SK케미칼이 원료물질 제조사였고, 애경산업이 판매사였다.
검찰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002년 10월과 2005년 10월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 신제품을 출시하며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하다"거나 "영국에서 저독성을 인정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보도자료를 근거로 한 기사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속출했다.
앞서 검찰은 2022년 10월 판매사 책임을 맡았던 안 전 대표 등을 거짓·과장 광고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 끝에 관련 정보를 애경산업에 제공한 SK케미칼 측에도 공모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수사 결과, 당시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인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이 폐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제품이 인체에 안전하고 영국 흡입독성시험 전문기관에서 저독성을 인정받은 것처럼 가짜 정보를 만들어, 애경산업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제품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홍보 효과를 강조할 목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킨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 사건의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홍 전 대표 등은 이번 사건과 별도로 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1월 2심에서 금고 4년 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