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20분 넘게 폭언, 녹취 있다"… 추가 폭로에 법정다툼 이어지나

입력
2024.05.27 15:19
"감시용 CCTV 아냐" 해명에 재반박 
직원 "이제라도 사과 바란 제 잘못" 
'무료 변론' 자청한 박훈 변호사 접촉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직원을 감시하고 괴롭혔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전 직원들이 재반박에 나서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무료 변론을 자청한 박훈 노동 전문 변호사와 접촉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보듬컴퍼니 전 직원 A씨는 강 대표 부부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해 소송을 예고했다. 먼저 강 대표가 사무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는 직원 감시용이 아닌 도난 방지 및 외부인 확인을 위해 설치했다고 밝힌 데 대해 "(외부인이 출입하지 않은) 2014~2015년 사무직만 있었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빌라에 CCTV가 1대, 2015~2017년 잠원동 빌딩 7층 사무실에도 9대가 있었다"고 했다. 정작 외부인 출입을 확인하는 현관에는 가짜 CCTV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가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부는 녹취 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직원 중엔 스스로 폭언을 들어도 되는 존재라고 가스라이팅 당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직원 B씨는 "강 대표가 훈련사를 방으로 불러 '기어 나가라, 너는 숨 쉬는 것도 아깝다'고 20분 넘게 소리 지르는 걸 직접 들었다"면서 "수년이 흘렀지만, 그때 트라우마를 여전히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 대표의 아내인 수잔 엘더 보듬컴퍼니 이사가 사내 메신저를 감시한 사실을 인정하며 "아들에 대한 조롱에 눈이 뒤집혔다"고 호소한 점도 비판했다. A씨는 "아들 욕을 해서 눈이 돌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강 대표는 미워했어도 아들은 미워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명 방송은 해명이 아니라 문제 삼은 직원들에 관한 마녀사냥이었다"며 "이제라도 사과하길 바란 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피해를 주장한 직원들은 무료 변론을 자청한 박훈 변호사를 통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까지 피해자분들 중 한 명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사건 내용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CCTV가 감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강 대표 부부 인터뷰를 보다 열받아 제안한다"며 "무료로 대리하고 성공보수금도 받지 않을 테니 고용됐던 분들 중 억울한 사람은 연락하라"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한편 강 대표가 출연하고 있는 KBS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는 지난 20일에 이어 이날도 결방한다. 추후 방송 재개 여부는 미정이다. 2019년부터 방송 중인 이 프로그램은 강 대표가 반려견의 이상 행동을 분석해 해법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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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