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여름시장 트렌드는 '오피스코어'…조용한 럭셔리가 뜬다

입력
2024.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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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에 넥타이 정석 패션보다는
냉감 소재·캐주얼 디자인으로 변주
단정하면서도 실용성·개성 살려


올여름 남성복 시장의 흥행 열쇳말은 '조용한 럭셔리'라는 게 패션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직장인을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스타일인 오피스룩에 개성 있는 요소들을 접목한 '오피스코어룩'이 인기를 끌면서다. 남성 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재택 근무가 늘면서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최근 럭셔리한 패션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젊은 남성들이 많이 찾는 아이템으로 거듭나고 있다.


오피스코어, 격식 갖추되 실용성·개성 놓치지 말아야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성복 시장에서 남성 슈트, 블레이저(재킷), 럭셔리 셔츠, 로퍼 등 오피스코어룩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W컨셉은 1~22일 남성 오피스코어룩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5% 늘었고 SSG닷컴은 같은 기간 클래식 슈트 매출이 90% 증가했다. 슈트 안에 입는 셔츠 구매도 늘어 롯데온은 1~4월 셔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코어는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며 "아울러 다양한 목적과 장소에 두루 활용할 수 있게 소재와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것이 요즘 유행"라고 말했다.

특히 더운 날씨에 맞춰 쿨링, 스트레치 소재나 몸에 닿지 않는 여유로운 스타일의 슈트가 인기를 끈다. 삼성물산패션이 운영하는 네덜란드 남성복 수트서플라이에서 나온 '4-PLY 트래블러 울 셋업 슈트'는 강연사 원단을 써서 구김이 덜하고 쾌적한 착용감을 강점으로 젊은 고객을 확보하면서 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0%나 껑충 뛰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올여름 컬렉션으로 리넨 소재의 셋업 재킷과 면·리넨 혼방 소재의 반팔 니트 등 비즈니스 캐주얼룩으로 쓸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출퇴근하는 젊은 남성뿐 아니라 결혼식 하객룩 등 일상에서도 고급스럽게 입을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였다. 삼성물산패션의 로가디스 역시 경량 나일론 소재의 반소매 셔츠와 스트레치 소재의 셋업 반바지로 구성된 '라이트 셋업' 등 실용성 높은 디자인을 강조한다.

클래식한 슈트의 인기가 다시 돌아온 배경에는 자기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루밍족이 사회초년생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Z세대들은 슈트를 입어도 딱딱하고 격식 있는 패션보다는 다양한 요소를 더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낸다"며 "셔츠에 넥타이를 매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을 추구해 청바지를 매치한다거나 슈트 재킷에 반바지를 입는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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