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한국 투자 늘린 일본 기업...도레이그룹 "내년까지 5,000억원 투입"

입력
2024.05.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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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1위 도레이사 한국에 '투자협력 양해각서'  
산업부·경북도·구미시와 체결
"탄소섬유·아라미드·친환경 소재 등 신성장 사업 확대"


탄소섬유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도레이그룹이 2025년까지 경북 구미시에 총 5,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 역량을 더 늘리기로 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도레이첨단소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상북도, 구미시, 도레이그룹 등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첨단소재 생산시설 구축과 관련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날 행사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오야 미쓰오 도레이 대표취체역(대표이사의 일본식 표기) 사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MOU로 도레이는 구미시에 추가로 생산 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투자를 내년까지 총 5,000억 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구미에 추가 증설하는 시설에서 탄소섬유를 비롯해 아라미드섬유, 정보기술(IT) 소재용 필름, 이차전지 분리막 등을 만들 계획이다.

도레이는 2023년 구미4공장에 연산 3,300톤(t) 규모 탄소섬유 3호기 증설 투자를 결정해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연 8,000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도레이는 이렇게 만든 물량을 국내 항공우주, 고압 압력용기, 풍력발전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도레이는 또 구미1공장에 연산 3,000t 규모로 건식방사 공법의 아라미드 섬유 생산설비 2호기를 증설해 연산 5,000t 규모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다섯 배 강하고 500도에서도 견디는 '슈퍼섬유'로 알려져 있다. 이 덕분에 전기차 구동 모터, 내열 보호복(화재 진압 시 착용 장비), 초고압 변압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인다.

산업부와 경북도, 구미시는 도레이의 투자계획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재정·행정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도레이는 4월 22일 안 장관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라미드섬유 제조시설 투자를 확정하고 투자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날 대규모 추가 투자계획 MOU를 체결하며 투자 의지를 확인했다.



60년 동안 한국에 5조원 투자


도레이는 한일 국교 수교 이전인 1963년 한국에 진출해 60년 동안 섬유 분야에서 5조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4,0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한 대표적 외국인 투자 기업이다. 현재 한국에서 도레이첨단소재, 스템코 등 6개 회사를 운영 중이다.

도레이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차 등 한국 기업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미래차 등에 적용될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한다. 산업부는 도레이의 한국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항공우주, 방산 등 협력 분야가 늘어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안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이번 투자는 도레이가 글로벌 통상 네트워크를 보유한 한국을 아시아 수출 거점 기지로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전기차, 배터리, 수소, 디스플레이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 생산 기반을 국내에 확보해 공급망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섭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친환경, 고기능 중심으로 첨단소재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고용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와 관련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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