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고수익 보장' 내세워 100억 대 사기행각 벌인 조직

입력
2024.05.21 16:01
140여 명으로부터 124억원 빼앗아
경찰, 63명 검거하고 총책 등 32명 구속

온라인 오픈 채팅방에 주식 투자 시 고수익 보장의 글을 올려 100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사기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투자사기조직원 63명을 검거해 이중 총책 A씨 등 32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현금과 귀금속 등 29억 원 상당을 압수했으며 이들이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약 46억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A씨 등은 휴대폰 등 온라인 채팅방에 투자리딩방(투자추천 대화방),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등을 이용해 2021년부터 2년여 간 140여 명으로부터 124억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본사와 대포통장 유통책, 투자금 세탁팀, 영업팀 등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이들은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에 무작위로 ‘투자 전문가의 무료 주식 정보 제공’ ‘무료주식 정보 제공’ ‘200% 고수익 보장’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채팅방에 들어오면 전문가의 투자 추천에 따라 금 시세나 해외선물, 가상화폐 투자로 수익을 본 것처럼 수익 인증 사진과 글 등을 올리면서 가짜 HTS 프로그램을 설치토록 했다.

피해자들이 가짜 HTS를 통해 입금한 돈은 실제 투자되지 않은 채 A씨 등의 대포통장으로 입금됐다. 반면 피해자들이 설치한 HTS에서는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처럼 조작된 화면이 연출됐다.

이들은 투자자들의 더 큰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투자 초기에는 일부 금액을 환급해 주거나, 손실을 본 피해자에게는 수익 보장을 약속하며 손실 복구 재투자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투자금이 어느 정도 입금됐다고 판단하면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연락을 끊는 수법으로 범행을 지속해 왔다. 이들은 가짜로 만든 사이트만 15개, 대포통장만 3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20대 대학생과 40대 주부, 60대 의사 등 다양했으며,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7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폰폰 사용 및 메신저 가명 등록, 범행 사무실 2~3개월마다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조직원들은 서울과 경기 고양지역 학교나 동네 선·후배 관계로 파악됐으며, 이들 중 일부는 마약까지 투약했다”며 “해외로 도망가 아직 잡히지 않은 조직원을 비롯해 수사 과정에서 이들과 협업한 자금 세탁조직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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