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자신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네이버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관계자 등 외부 투자자를 만났다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해 "투자와는 무관한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증거와 팩트"가 있다며 맞섰다.
19일 민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두 업체 관계자와의 만남이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였다면서 하이브의 "허위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지인 A씨의 초대로 이루어진 저녁 식사 자리였고 두나무와 네이버 관계자는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자리를 함께하게 된, A씨의 오랜 친구의 지인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하이브 측은 지난 17일 법원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 당시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두나무와 네이버의 고위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누구인지도 몰랐고 본인 소개를 할 때 두나무 관계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오래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통해 나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을 했던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나무 관계자가 뉴진스에 관심이 많았으며 제작자인 민 대표가 궁금하다는 이유로 참석을 원했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참석자들 모두와 친분 관계가 있던 네이버 관계자가 오면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두 사람을 만나게 됐으며 "그 자리는 당일 참석자들이 모두 증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됐다"고 주장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뉴진스 도쿄돔 공연에 놀러 오고 싶다고 말했고 이후 그와의 대화는 도쿄돔 공연과 관련한 짤막한 대화가 끝이었다"며 "네이버 관계자와도 이후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연락을 몇 차례 주고받은 것이 전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두 사람과의 만남을 이야기하자 부대표 L씨가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고 말한 것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막연한 생각"이며 "하이브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을 우리가 모를 리 없다"고 강조했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면서 "하이브 내에서 은근한 괴롭힘과 따돌림에 시달리는 ‘은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지내왔는데 벗어날 수 없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는 것이 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자신과 어도어 부대표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나 두나무에 인수 제안을 한 일이 없다면서 하이브를 포함한 '4자 대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동안 "외부 투자자를 만나지 않았다"고 한 내용은 "경영권 찬탈을 목적으로 만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하이브 측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 민 대표가 측근과 나눈 대화를 근거로 '뉴진스 멤버들을 아티스트로 대우하는 게 힘들고 역겹지만 참고 뒷바라지하는 것이 끔찍하다’ ‘뉴진스 멤버가 아니라 내 덕분에 성공했다’ 등 뉴진스 멤버들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와 저는 여러분이 모를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오며 단순 가족 관계와는 또 다른 단단함으로 뭉쳐지게 됐고 어떤 생각을 하든 뉴진스와 저의 관계는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이브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며 반박했다. "중요한 법리적 판단을 앞둔 시점에 개인의 감정을 앞세운 입장문을 배포한 민 대표의 행태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그간 선동적 언행과 감정적 호소로 사안의 본질을 가려왔고 이번 입장문에서도 또 한 번 그런 의도를 드러내고 있지만 수많은 증거와 팩트에 의해 본인의 의도와 실행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외부 투자자들과의 만남에 대해선 "어떤 의도로 접촉했고 끌어들일 생각이었는지는 민 대표의 대화록에 무수하게 남아 있다"면서 "어떤 자료도 짜깁기한 적이 없으며 적법절차에 의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또 "민 대표가 아티스트와 본인의 관계를 부각시키며 직접적으로 끌어들인 행태 또한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지금이라도 감사에 응하고 수사와 사법절차에 성실히 임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은 31일로 예정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이전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