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20대 여성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를 납치하고 수천만 원을 뜯어낸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도상해 혐의로 송치된 이 남성은 검찰 단계에서 감금 혐의가 추가됐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석규)는 10일 강도상해와 특수감금치상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쯤 강남구 역삼동에서 BJ B씨를 사무실 밖으로 유인한 뒤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하고, 흉기 등으로 위협해 2,200여만 원을 강제 송금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온라인 공간에서 B씨를 도와주는 '매니저' 역할을 해왔지만 직접적으로 얼굴을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당시 B씨에게 '너와 너의 방송 시청자들이 나를 무시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A씨가 차에서 잠깐 내린 사이 B씨가 스스로 도망쳐 인근 상점에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A씨는 KTX를 타고 부산으로 도주했지만 범행 나흘 만인 지난달 18일 대전에 있는 본가에서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4일 A씨를 특수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송치했다. 보완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A씨에게 감금 혐의도 있다고 보아, 특수감금치상(여러 명이, 혹은 위험한 물건으로 사람을 가두어 다치게 한 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