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다방 여주인을 살해한 뒤 도주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2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이번 사건은 여주인 손톱에서 채취한 유전자(DNA)정보를 지난해 재감정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이대로)는 2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2012년 1월 9일 오후 9시 27분쯤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다방에 들어가 여주인 B(당시 50대)씨를 폭행한 후 목 졸라 살해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비롯해 다방 출입자와 목격자 등을 탐문해 500여 명 가량을 조사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수년 간 미궁에 빠져있던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2019년 10월 B씨 손톱에서 채취한 DNA 시료를 재감정한 결과 A씨와 일치한 것이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A씨가 사건 현장에 있었던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12월 27일 경남 양산의 한 여관에서 검거했다. 검거 직후 범행을 부인하던 그는 유전자 등 증거자료를 제시하자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처음으로 해당 다방을 찾았고, B씨가 성관계를 거부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유족들은 영문도 모른 채 12년간 슬픔의 시간을 보냈다”며 "다만 계획적 범죄는 아니고 늦게나마 자백한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