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5000년 전 '너의 이름은'... 영국 연구진, 네안데르탈인 여성 얼굴 구현

입력
2024.05.02 22:20
두개골 조각 200개 맞춘 '샤니다르 Z'... "40대 추정"

인류사의 수수께끼로 남은 네안데르탈인의 얼굴이 공개됐다. 가늠하기도 힘든 7만5,000년 전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2018년 이라크 샤니다르 동굴 유적에서 발굴한 유골 화석을 통해 구현한 네안데르탈 여성의 얼굴을 공개했다. 화석이 발굴된 동굴의 이름을 따 연구팀은 '샤니다르 Z'란 이름을 붙였다. 사망 당시 나이 40대 중반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9개월에 걸쳐 샤니다르 Z의 두개골 조각 200여 개를 조립해 그의 생전 모습으로 추정되는 얼굴을 구현했다. 샤니다르 Z의 얼굴은 약 1.5m로 추정되는 키에 비해 다소 큰 편으로, 눈썹 뼈도 큰 것이 특징이다. 샤니다르 Z 유골 화석 발굴과 조립을 이끈 연구팀의 엠마 포머로이 박사는 "매우 아슬아슬한 3D 지그소 퍼즐을 조립하는 과정같았다"며 "일부 창작된 부분도 있지만, 실제 두개골과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데이터에 기초해 만들어진 얼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샤니다르 Z의 얼굴은 "현대 해부학과 7만5,000년이라는 시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35만년 전 처음 등장해 약 30만년간 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 산맥 등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네안데르탈인은 4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인에게 일부 유전자를 남긴 것으로 분석돼 주목을 받는 존재로, 이들이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을 거란 연구 결과도 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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