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사람이다, 동료 시민이다"...어린이의 진정한 이웃이 되는 방법

입력
2024.05.0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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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김유진 '구체적인 어린이'

합계출산율 0.65명(2023년 4분기 기준)의 나라, 대한민국은 '어린이'를 보기 쉽지 않은 나라다. 어린이에게 '진상' 혹은 '위험 요인'이라는 낙인을 찍어 출입을 금하는 '노키즈존'이 도처에 있다. 어린이 마주할 일 드문 세상에서 어린이는 납작하게 그려진다. 몸과 마음이 아직 다 자라지 않아 어른들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존재, 혹은 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약자, 혹은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재롱 피우는 귀염둥이 등으로 말이다. 어른의 편협한 시선으로 그린 단편적인 모습들이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유진의 책 '구체적인 어린이'를 읽으면 어린이의 복잡다단한 심리와 각양각색인 개성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다. 책은 동시, 동화, 그림책 등 아동문학 100여 편을 '좋은 어린이책'으로 소개하면서 그 속에 담긴 어린이의 세계를 소개한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어린이, 다이어트 강박으로 고민하는 어린이, 저소득층 급식 카드로 끼니를 때우며 주눅 드는 어린이 등. 어른보다 조금 늦게 태어났을 뿐, 어린이는 보편적이고 개별적인 특성을 모두 갖춘 채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이다.

"어린이 책을 읽는 일은 어린이 곁에 설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편견 속의 가짜 어린이가 아니라 오늘 우리 곁에 있는 어린이를 만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동문학 속에 있다고 저자는 믿는다. 책은 어른들이 다정하고 친절한 어린이들의 이웃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