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론사 압수수색 일상적"... '尹 언론관'부터 겨냥했다

입력
2024.04.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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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향한 중징계·압색 일상적"
"말 한마디 했다가 잡혀갈까 걱정"
"말 폭탄이 진짜 폭탄"… 남북관계 우려

29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년 만에 성사된 첫 영수회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입틀막(입을 틀어 막는다) 정권'이라는 비판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두발언 초반부터 윤 대통령의 언론관과 표현의 자유를 문제 삼았다.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지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당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지적으로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다.

이날 장문의 모두발언을 준비한 이 대표는 우선순위로 예상치 않은 '언론관' 문제로 윤 대통령의 정곡을 찔렀다. 이 대표는 "정부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보도를 이유로 기자·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매일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진 비공개회담에서도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관련 보도가 개인 명예훼손 명목으로 강제 수사된 적이 있느냐" "MBC 법적 제재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7건이 (법원에서) 모두 받아들여진 것을 아느냐"고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보고받지 않았다" "가짜나 조작(보도)일 경우 국가업무 방해로 수사된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의 언론관은 민주당의 주요 공격 포인트 중 하나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개혁신당 등 범야권과 연대해 22대 국회 개원 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 3법'의 재입법과 함께 언론탄압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회담 시작부터 이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언론관으로 포문을 연 이 대표는 표현의 자유 문제까지 확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도 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거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하는 세상이 됐다"면서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문제 삼은 이 대표는 안보 문제를 고리로 윤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보면 '소위 말 폭탄이 진짜 폭탄 되는 것 아닌가' 이런 걱정도 많이 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간 "가짜평화는 더 큰 위협이다" 등 윤 대통령의 강경 일변도 발언이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해 경제 상황까지 힘들게 할 수 있는 '코리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 왔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