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서 최루액 뿌리고 1억 담긴 가방 빼앗아 도주한 중국인 3인조

입력
2024.04.26 16:37
주범 및 조력자 2명은 체포
중국 출국한 공범 1명 추적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인 무역업자에게 스프레이를 뿌리고 9만 달러(1억2,300만 원)가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 1명도 쫓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특수강도 혐의로 30대 중국인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7시 12분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앞에서 공범인 30대 중국인 B씨와 함께 중국인 무역업자 C씨(40대)의 가방을 빼앗은 혐의다.

B씨는 당시 C씨 얼굴에 최루액으로 추정되는 스프레이를 뿌린 뒤 9만 달러가 든 가방을 빼앗아 A씨에게 건네고 나서 본인은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국제공항으로 달아났다. 이후 같은 날 낮 12시쯤 김포공항에서 중국 상하이로 출국했다. 돈가방을 챙긴 A씨는 서울과 대전, 충남 공주 등을 오가며 경찰 추적을 피하다 전날 오후 인천 부평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차량에 태우고 다니면서 도피를 도운 50대 중국인 D씨도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검거했다.

A씨와 B씨는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범행 전날 사전 답사를 하고 가발과 갈아입을 옷, 일회용 교통카드까지 준비했다. 피해자 C씨는 경찰에서 자신에게 스프레이를 뿌리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B씨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거액의 가방을 든 C씨를 특정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볼 때 A씨 등이 피해자 신상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경찰은 이 부분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A씨에게서 4만 달러(5,500만 원)를 압수했다. A씨는 나머지 5만 달러(6,800만 원)에 대해선 “환전상을 통해 B씨에게 보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중국으로 출국한 B씨의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계획이다. 압수한 돈은 수사 절차에 따라 피해자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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