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후변화 최대 피해자는 아시아 지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빠른 온난화로 극심한 폭염과 홍수가 잇따르면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아시아 연평균 지표 근처 (지표에서 약 1.2~2m 사이) 온도가 2020년에 이어 기록상 두 번째로 높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의 구체적인 기온을 제시하는 대신 이전 해와의 편차를 제시했다. 작년은 1991~2020년 평균보다 섭씨 0.91도 높았고, 1961~1990년과 비교하면 1.87도 뛰었다. WMO는 “1961년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아 지역은 온난화가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동중국, 일본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심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8월 기온이 38도를 오르내리며 125년 통계 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중국은 여름에 고온 현상이 14번 발생했고, 전국 기상관측소 10곳 중 7곳에서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동남아시아는 지난해 4, 5월 폭염이 절정에 달하면서 열사병으로 숨진 이들이 속출했다.
폭염은 아시아 바다를 뜨겁게 달궜다. 아시아 쪽 북서 태평양은 지난해 해수면 온도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했다. 특히 일본 열도 남쪽으로 흐르는 구로시오 해류를 비롯해 아라비아해, 필리핀해 온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3배 이상 빨리 달아올랐다.
기후 위기의 신호는 고산지대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히말라야 동부와 중앙아시아 톈산 산맥 일대에서는 이상고온으로 빙하가 녹아내렸다. 극지방을 빼면 얼음이 가장 많은 티베트 고원 지역에서도 지난해 관찰된 빙하 22개 중 20개의 질량이 줄어들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온난화는 각종 기후 재난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는 최소 79건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900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사망자의 62%가 홍수로, 15%는 폭풍으로 숨졌다.
WMO는 아시아 회원국 가운데 82%가 자연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재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국가는 절반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상황에 맞는 지원과 정보 제공이 시급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