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으로 고관절 부러지면 1년 뒤 17%가 목숨 잃어”

입력
2024.04.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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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경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은 대표적인 골대사 질환이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전혀 없기에 대부분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발견될 때가 많다. 특히 손목·허리·넓적다리뼈에서 골절이 많이 생긴다. 초고령화 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골다공증 등으로 인한 고관절(엉덩이관절)·손목·발목 골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김경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일단 진단되면 나중에 호전되더라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골다공증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골밀도 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T 점수(T-score)’를 기준으로 진단한다. 손목이나 발 부위를 측정하는 기구로 간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는데, 척추와 고관절 혹은 손목 부위를 확인해야 골밀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T 점수가 -1 이상이면 정상이며, -1~-2.5라면 골감소증, –2.5 이하라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또한 영상 검사에서 골다공증 골절이 있어도 골다공증에 해당되기에 X선 촬영 검사 등에서 골다공증성 골절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T 점수가 –2.5 이하여서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나중에 T 점수가 -2.5보다 더 높더라도 골다공증 진단은 유지된다는 점이다.”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이 계속 늘고 있는데.

“지난해 발표한 ‘대한골대사학회 팩트 시트’에 따르면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이 37.3%, 남성은 7.5%다. 골감소증은 여성 48.9%, 남성 46.8%다.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 환자는 더 늘어난다. 70세 이상에서는 여성 68.5%가 골다공증, 30%가 골감소증에 노출돼 있다. 70대 이상도 남성에서는 상황이 조금 좋아 골다공증이 18%, 골감소증은 55.9%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골다공증과 골감소증 유병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골다공증 등 골대사 질환은 건강검진의 골밀도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골절로 인해 처음 자각하게 되고, 골절이 발생할 정도라면 골다공증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자신의 골밀도를 미리 확인해 골다공증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

-골밀도가 떨어지는 원인은.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우리 뼈는 사춘기에 90%로 만들어져 30대 초반까지 골량이 증가하다가 그 이후 서서히 줄어든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골밀도를 떨어뜨리는 영향이 아주 크다. 서서히 줄어들던 골량이 폐경 후 급격히 줄게 되는데 이는 골밀도를 유지해주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부갑상선기능항진증·성선기능저하증 같은 내분비 호르몬 질환이나, 칼슘 흡수가 잘 안 되는 만성질환, 비타민 D 결핍 같은 기저 질환, 스테로이드 등 약물 등으로 골밀도가 떨어진다. 이 밖에 운동과 영양 부족·과음 등 잘못된 생활 습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골밀도가 떨어지면 초기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척추뼈가 약해져 중력에 의해 눌리면 키가 작아지거나 척추가 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뼈가 부러지는데 50, 60대에서는 주로 손목·발목이 잘 부러지고, 70세가 넘으면 고관절과 척추 골절이 주로 발생한다.

골밀도가 크게 떨어진 경우 손을 짚거나 넘어지면 쉽게 발목이나 고관절이 부러진다. 심지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다가 뼈가 부러지며, 일반 중력에도 견디지 못해 척추가 골절되기도 한다.

게다가 고령인에게서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면 뼈가 잘 붙지 않아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회복하기 전에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전체적인 신체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고관절 골절의 경우 1년 이내 사망하는 환자가 16.6%인데, 남성 환자의 경우 21.5%에 달한다.”

-골다공증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치료는 우선 원인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골절 위험도 평가와 골다공증 약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환자에게 걸맞은 맞춤형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골다공증 약은 골 형성을 촉진하는 ‘골형성 촉진제’와 골 흡수를 억제하는 ‘골흡수억제제’로 나뉜다. 국내외 여러 진료 지침에서는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 골형성 촉진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골다공증은 예방이 최선책이다. 이를 위해 칼슘 및 비타민 D 보충제와 적절한 단백질 섭취 등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우유, 유제품(치즈, 요구르트, 우유 발효 음료 등), 뼈째 먹는 생선(멸치 등) 등이 있다. 과도한 음주 및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골절 예방을 위해 개인의 몸 상태에 맞는 근력을 향상하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운동 강도는 비교적 가벼운 강도와 보통 강도 사이의 수준이 좋다. 최대 맥박의 40~70% 정도를 유지하면서 운동 지속 시간은 최소한 20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