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28년부터 지역 대표 관광지인 태화강국가정원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구간에 수소트램을 운행하기로 했다. 같은 해 개통 예정인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에 앞서 ‘세계 첫 수소트램 도시’ 타이틀을 선점하고, 관광객 유치 등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울산시는 17일 오전 남구 매암동 울산항역에서 열린 수소트램 시승 체험행사에서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태화강역 일대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연결하는 ‘수소트램 운행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235억 원을 투입해 태화강역과 울산항역에 각각 정거장을 설치하고, 노선은 과거 화물열차가 다니다 폐선된 울산항선(태화강역~울산항역) 4.6㎞구간을 정비해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이 완료되면 태화강역에서 울산국제정원박람회장을 관람한 뒤 울산항역까지 수소트램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선로가 없는 울산항역~장생포고래특구 1.9km 구간은 우선 수소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추후 선로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규판 울산시 광역트램교통과장은 “선로 연장에 필요한 예산은 270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일단 기존 선로를 최대한 활용하고 추후 이용객 규모와 이동편의성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구간에는 세계 최초 무가선(전차처럼 하늘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 없이 자가 배터리로 운행) 수소트램이 투입된다. 수소트램은 폭 2.65m, 높이 3.7m의 3칸이 1대(편성)를 이뤄 한번에 2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70km로 설계됐지만, 버스 등 다른 차량과 섞여 달려야하는 특성상 평균 시속 40km 내외로 주행한다. 이날 수소트램 시승 행사에 참여한 신민석(10)군은 “세계 최초 수소트램이 궁금해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부모님과 대구에서 일부러 찾아왔다. 지하철과 달리 멈출 때 몸이 쏠리는 느낌이 없어 신기했다”며 웃었다.
수소트램은 운행 시 물 이외의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차량으로 도심 공기 정화에 특히 효과적이다. 실제 수소트램 1편성을 1시간 동안 운행하면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 정화가 가능하고, 성인 107명이 1시간 동안 소비 가능한 107.6㎏ 가량의 청정 공기도 생산할 수 있다. 시는 청정공기를 내뿜는 무가선 수소트램을 세계 최초 상용화해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친환경 수소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세계 첫 수소 트램 도시라는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인 대전보다 몇 개월 빠른 운행인데, 도시철도법에 따라 추진하는 도시철도1호선과 달리 궤도운송법을 적용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2027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비 60%를 지원받는 도시철도법은 국토교통부장관에 허가권이 있어 사업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궤도운송법을 따르면 전액 시가 예산을 부담하는 대신 단체장 재량으로 트램 설치가 가능하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도시재생사업 등 명분을 마련해 최대한 국비 확보에도 힘쓰겠다”며 “과거 쓰레기 매립장에서 국제정원박람회장으로 거듭날 태화강역 일대를 수소트램의 중심지로 만들어 산업도시를 넘어 생태문화도시로 거듭난 울산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