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일본·필리핀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의 안보와 항행 자유 관련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협력을 어떻게 이행할지 정상회의에서 더 구체적인 방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론 남중국해 문제도 포함되겠지만 정상회의의 주된 목적은 3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11일 워싱턴에서 3국 정상회의를 연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회담도 예정됐다.
'중국 견제'를 목표로 3국이 최초로 갖는 이번 정상회담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마르코스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일부 역외 국가는 남중국해에서 끊임없이 소그룹을 만들고 협력을 명분으로 대항하고 평화를 명분으로 근육을 과시하고 질서를 명분으로 난국을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한 패권 행위"라며 "어떤 외부 세력의 개입도 중국의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수호하려는 결심과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2016년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이 이를 무시하고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과 중국은 물리적 충돌까지 빚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