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호칭에 선관위 '허위사실'…동작갑 장진영 "위법한 결정"

입력
2024.04.06 11:13


장진영 국민의힘 서울 동작갑 후보가 세무사 시험을 통과하지 않고 ‘세무사’ 호칭을 벽보·홍보물 등에 무단으로 사용했다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서울 선관위는 5일 장 후보가 선거벽보·선거공보·예비후보자 공보물에 ‘세무사’라고 게재한 부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서울 선관위는 “(장 후보는) 변호사로서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 비치하는 세무사 등록부에 등록한 자가 아니므로 세무사가 아니고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 결정에 따라 동작갑 소재 사전투표소에는 위반 사실이 담긴 공고문이 부착됐다.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가 적용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변호사 출신의 ‘세무사’ 명칭 사용은 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다. 세무사법은 세무사 등록을 위반하고 세무사 명칭을 사용한 자에 대해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리는 형사처벌 조항을 담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이미 2008년에 변호사의 ‘세무사’ 명칭 사용 금지 조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18년부터는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 부여 자체가 폐지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장 후보의 해명을 촉구했다. 신현영 민주당 선거대위원회 대변인은 "변호사라는 사람이 법 조항을 모를리 만무하다"며 "뻔히 알면서도 한 표라도 더 얻자고 위법을 불사하며 거짓 경력으로 유권자를 속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판의 화살을 국민의 힘에 돌렸다. 신 대변인은 "땅투기 의혹, ‘아빠 찬스’ 대출 의혹, 재산 축소신고 의혹에 이어 허위경력 기재까지 장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데 국민의힘은 보이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장 후보는 강력 반발했다. 장 후보는 "공직선거에서 자신의 경력을 표시하는 것은 세무사 업무 시장보호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세무사자격증소지자'라고 표시하면 문제가 없는데 '세무사'라고 표시하면 허위사실공표가 된다는 것. 이게 이해가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자격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공직선거법을 집행하는 기관이지, 세무사들의 시장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 후보는 서울행정법원에 긴급 집행정지신청을 예고했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