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세안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는 ‘이곳’

입력
2024.04.02 18:30
세계은행, 동아시아 태평양 성장률 전망
캄보디아·필리핀 올해 성장률 각각 5.8%
올해 동아태 전체 성장률은 5.1%→4.5%

올해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필리핀과 캄보디아로 나타났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동남아는 올해 5%대, 내년에는 6% 안팎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동아태 경제 업데이트’에서 올해 필리핀과 캄보디아 경제 성장률을 각각 5.8%로 예상했다. 이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동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는 팔라우(12.4%)에 이어 두 번째 수준이다.

그 뒤를 베트남(5.5%)과 인도네시아(4.9%) 말레이시아(4.3%) 라오스(4.0%)가 이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가 다소 꺾인 태국(2.8%)과 군부 쿠데타로 경제가 사실상 마비된 미얀마(1.3%)를 제외하고는 모두 예상보다 높은 전망치다.

내년 전망은 올해보다 더 밝다. 세계은행은 내년 캄보디아(6.1%)와 베트남(6.0%), 필리핀(5.9%) 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대조된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태평양 전체 성장률을 올해 기존 5.1%에서 4.5%로 하향조정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주된 요인이다. 중국 성장률은 고액 부채, 부동산 시장 침체, 무역분쟁 여파로 올해 4.5%, 내년 4.3%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전망치(5.1%)를 훨씬 밑돈다.

동남아시아의 고성장엔 코로나19 종식 후 이어진 소비와 서비스 분야 회복, 금융·투자 환경 개선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마누엘라 페로 세계은행 아시아태평양 부총재는 “(동남아 지역은) 민간 부문 투자와 개방을 가속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하면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아에서도 고개를 들기 시작한 고령화, 기후변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는 지역 성장을 막는 요소로 꼽혔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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