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은행 대출금리가 14년 7개월 만에 대기업보다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중소기업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은은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하며,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연 4.9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기업은 0.05%포인트 하락에 그친 연 5.11%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보다 낮아진 것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보통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신용도가 낮아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중소기업 대출금리 하락폭 자체도 컸다. 0.3%포인트는 2009년 2월 0.37%포인트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크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출 취급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총 9조 원을 연 2% 금리로 은행에 빌려줄 예정이다. 2월부터 6개월간 취급한 대출을 기준으로 지원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중기 대출을 바짝 늘렸을 것이란 추정이다.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3개월 연속 내려 연 4.49%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4개월 연속 하락한 연 3.96%다. 전월 대비로는 0.03%포인트 하락했다. 서 팀장은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으로 은행 주담대 금리가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는 양상"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