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에 뽑힌 한국 식당 4곳, 어디?

입력
2024.03.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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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는 도쿄 프렌치 '세잔'

"41위는 모수! 21위 온지음! 18위 세븐스도어! 13위는 밍글스!"

1위도, 상위 10위권 발표도 아니건만 이 식당들이 호명될 때 환호가 유독 컸다.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50B)' 발표 현장 얘기다.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레스토랑 50곳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는 A50B는 올해 한국 미식업계를 주목했다. 한국 식당 4곳이 50위 안에 든 것은 지난해와 같았지만, 서울에서 처음 열린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

A50B는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와 더불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미식 평가 행사. 2002년부터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W50B)'을 열어 온 영국의 윌리엄 리드 비즈니스 미디어 그룹이 2013년 도입한 아시아 버전이다. 50대 레스토랑의 순위는 셰프, 음식평론가, 식당 경영인 등으로 구성된 318명의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로 정한다.

싱가포르, 태국 방콕, 마카오 등 아시아 주요 관광도시에서 열렸던 시상식이 올해는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 공동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려 한식을 널리 알릴 기회가 됐다. 각국의 유명 셰프, 평론가, 인플루언서 등 800여 명을 위해 행사장엔 한식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서울, 최고 식당 다섯 번째로 많은 도시

5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한국 식당 4곳은 한식에 기반해 창의적 요리를 선보이는 곳들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식당 밍글스는 지난해 28위에서 15계단 뛰어올라 특별상인 '더 베스트 레스토랑 인 코리아 2024'도 함께 받았다. 강민구 셰프가 2014년 문을 연 밍글스는 2016년부터 9년째 A50B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천 셰프가 한식의 발효와 숙성을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식당 청담동 세븐스도어는 지난해 순위에서 빠졌다가 재진입했다. 사대부 양반가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종로구 창성동 온지음(조은희 셰프)은 지난해보다 2계단 상승했다. 지난 2월 부산에서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에서 한국 식당 중 유일하게 3스타를 받은 용산구 한남동 퓨전 한식당 모수(안성재 셰프·재정비 후 올해 여름 영업 재개 예정)는 지난해 15위에서 순위는 하락했지만 특별상인 '이네딧 담 셰프 초이스 어워드'를 함께 받았다.

올해 1위는 영국 출신 셰프 다니엘 캘버트가 이끄는 일본 도쿄의 프렌치 레스토랑 세잔이 차지했다. 2022년 17위로 데뷔해 지난해 2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50위권 식당이 나온 도시는 19곳. 싱가포르가 9곳으로 가장 많았고 방콕이 8곳, 홍콩 6곳, 도쿄 5곳이었다. 서울도 선방한 셈이다.


"한국 파인 다이닝 미래 낙관적"

싱가포르에서 한국인 셰프 김선옥이 이끄는 메타가 지난해(17위)에 이어 올해(28위)도 순위권에 올랐다. 한석현 셰프의 싱가포르 식당 내음은 50위권 밖이지만 지난해(83위)보다 순위(73위)가 상승했다. 참석자들은 한식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싱가포르 음식 인플루언서 유니스 림은 "한국이 미식 문화를 널리 알린다면 또 하나의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재 셰프는 "한국의 파인 다이닝 문화는 비교적 늦게 시작됐기 때문에 미래가 낙관적"이라며 "미식이 도시의 매력이 되도록 레스토랑마다 특별한 캐릭터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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