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힘든 외식업주에 구명줄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

입력
2024.03.22 11:00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부부가 약정한 100억과 기부금으로 조성
희망브리지와 접수·심사 등 공동 운영
850여 명에 의료비와 생계비 29억 지원
지속가능 성장과 안전망 구축에 큰 힘

대구의 한 여고 앞에서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 중인 이우식·민은숙 부부. 매장을 찾는 학생들의 조잘거림과 웃음소리가 내외에겐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12년간 하루 대부분을 서서 일한 탓에 이 씨의 발뒤꿈치에 문제가 생기며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 정도여서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 화근이었다. 어느덧 걸을 때마다 아픈 상황까지 이르러 미루던 병원을 찾았다. 받아 든 진단은 아킬레스 힘줄염.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지속적인 통원 치료가 필요해 가게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고 의료비 역시 ‘가랑비에 옷 젖듯’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답답한 상황을 버텨온 부부에게 희망의 빛이 된 것은‘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이었다. 부부는 이 기금을 통해 의료비 지원은 물론 정서적 지지도 함께 얻었다. 이 씨는 “경제적인 도움도 컸지만 ‘나를 도와줄 누군가가 있구나, 혼자가 아니구나’라고 느낀 것이 정말로 큰 위안이었다”라고 말했다.

돼지 쪽갈비 구이점을 운영하는 신상훈 씨도 살핌기금의 도움을 받았다. 특별한 생각 없이 받은 건강검진에서 폐암이 발견됐는데 의료비 마련이 녹록지 않았다. “아이의 돌 반지도 팔고 결혼 예물도 팔았다”라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살핌기금을 알게 돼 신청했고 심사를 통과해 의료비를 받았다. 함께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됐고 우아한형제들과 희망브리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을 겪은 외식업주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재원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설보미 부부가 약정한 100억 원의 기부금에 우아한형제들의 기부금이 더해져 마련됐다. 신청 접수와 심사, 지원 등 사업의 전반적인 운영은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와 우아한형제들이 함께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운영 과정에서 굉장히 다양한 사연과 아픔을 가진 외식업주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라며 “기부자의 뜻이 오롯이 전해질 수 있도록 희망브리지는 더욱 촘촘하고도 폭넓게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지원을 받은 외식업주는 850여 명이며 지원한 금액은 약 29억 원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외식업주와 가게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전망 구축에도 기여하며 우아한형제들과 외식업주의 상생에 톡톡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지원 대상은 갑작스러운 질병 또는 사고로 긴급하게 의료비가 필요한 외식업주 중 기준 중위소득 140% 이하이거나 연매출 3억 원 이하에 해당해야 한다. 1인당 의료비 최대 1,7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신청과 자세한 안내는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사장님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다. 더욱 많은 분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재난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1조 6,000억 원의 성금과 6,000만 점 이상의 구호물품을 누적 지원했다. 공익법인 평가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하는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5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을 받는 등 국민성금을 투명하게 배분하며 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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