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적의 화학제품 운반 수송선이 20일 일본 혼슈 서부 지역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박에 타고 있었던 11명 중 이날 오후까지 9명이 구조됐으나 그중 8명이 사망했다.
현지 공영방송인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분쯤 무쓰레섬 서쪽 해상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 '거영선'(KEOYOUNGSUN)으로부터 "배가 기울고 있다"는 구조 요청 신고가 들어왔다. 기타큐슈 모지 해상보안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이미 현장에서는 선박이 전복된 상태였다.
수송선에는 한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8명, 중국인 1명 등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11명 중 9명이 해상보안부 헬리콥터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 중 8명이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른 1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NHK가 전했다. 실종된 2명은 해상보안부와 일본 자위대가 수색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 구조 및 사망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현지 날씨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0m에 이를 정도로 좋지 못했고, 폭풍 경보와 파랑 주의보가 발령돼 있었다. 해당 선박은 지난 18일 효고현 히메지항을 출항해 울산으로 향했으나, 기상 악화로 이날 새벽부터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송선에는 아크릴산 980톤이 실려 있었지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도 사고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관할 공관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으며,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해수부, 해경청 등 유관 기관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