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다 다녀 가거라"/ 촌부자 집으로 시집간 언니/ 강산이 여섯 번 바뀌어도/ 가을 추수가 끝나갈 무렵이면/ 동생들은 언니 집 곳간으로 모여든다/ "마카다 먹어라”/ "마카다 가져 가거라"/ 수백 번 들어도 정겨운 말씀(후략)', 대표시 '마카다'.
평생 '함바'를 운영해 온 할머니가 시집을 펴냈다.
22일 툴기획의 출판전문브랜드인 B-스토리에 따르면 40년 가까이 건설현장의 임시 식당인 함바를 운영해 온 김계희 여사는 칠순을 맞아 23일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에서 시집 '마카다' 출판기념회를 연다.
1970년대 중학교 졸업 후 글쓰기 공부를 한 적이 없는 김 여사는 별도로 시를 쓰지도 않았지만 평소 추억을 휴대폰에 기록해 뒀다 칠순을 앞두고 책으로 엮었다.
'모두'를 가리키는 경상도 방언인 '마카다' 시집에는 가족과 음식, 고향, 인생, 자화상 4가지 주제로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을 담은 99편의 정겨운 시들이 담겨 있다. '마카다'에는 언니에 대한 작가의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다. 세련된 언어는 아니지만 함바 음식에 대한 날 것의 표현들은 시를 감칠 맛 나게 하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1950~70년대 출생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 여사는 "시집 발행은 칠십 평생을 살면서 스스로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라며 "부족한 글이지만,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추억을 되새기고, 잔잔한 여운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