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근 돌멩이를 반려동물처럼 돌보는 '반려 돌'(Pet Rock)이 유행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과로한 한국인들이 반려 돌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에는 서울에서 홀로 사는 이모(30)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친구가 준 반려 돌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종종 직장에서 힘든 일을 돌에게 털어놓곤 한다"며 "물론 무생물인 돌이 내 말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마치 반려견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했다.
반려 돌은 한국의 '멍 때리기 대회'와 같이 바쁜 한국인들이 긴장을 풀기 위한 독특한 휴식 방법 중 하나라고 WSJ는 소개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인들은 산업화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견디고 있다"며 "이들이 변하지 않는 고요함을 찾아 돌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려 돌 '방방이'를 키우는 구모(33)씨는 "이 돌이 지금의 상태가 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견뎠을 것이라는 사실에서 일종의 평온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 반려 돌 인기가 높아진 건 2021년 무렵. 당시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 돌을 직접 공개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반려 돌 판매업체도 등장했다. 한 업체 대표는 한 달 평균 약 150~200개가 팔린다고 했다. 작은 회색 돌 외에 분홍색 장미석영(로즈쿼츠) 등이 인기가 높다.
WSJ에 따르면 돌을 키우는 개념은 미국에서 먼저 등장했다. 1975년 후반 미국의 한 광고회사 중진은 작은 돌을 상자에 담아 선물처럼 판매하는 '펫 록'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다만 당시 미국에서는 선물받는 사람을 놀리기 위한 일종의 장난처럼 여겨졌다면 한국에서는 고요함과 정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국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교수는 "수세기 동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안정성과 영원을 상징하는 장식용 돌 '수석'을 소중하게 여겨왔다"며 "돌은 변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