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삶의 질' 세계 19위... 미국·일본보다 높았다

입력
2024.03.14 19:30
유엔개발계획, 2022년 인간개발지수 공개
전년보다 한 계단 상승... "기대수명 84년"
"팬데믹 후 선진국·저개발국 간극 더 커져"

유엔 산하 기구가 세계 각국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인간개발지수(HDI) 순위에서 한국이 2022년 기준 19위에 올랐다. 한 해 전 20위에서 한 계단 올라선 결과로, 미국(20위)과 일본(24위)보다도 순위가 높았다.

13일(현지시간) 유엔개발계획(UNDP)이 공개한 ‘2023/2024 인간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HDI는 0.929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193개 국가 및 지역 중 19번째로 높은 수치다. HDI는 국가별로 기대수명과 기대교육연수, 평균교육연수, 1인당 국민소득(GNI) 등 객관적 지표 4개를 토대로 산출된다.

'삶의 질' 1위는 스위스... 미 20위·일 24위·중 75위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2022년 기대수명은 84년으로 평가됐다. 기대교육연수와 평균교육연수는 각각 16.5년과 12.6년이었다. 1인당 GNI는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4만6,02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국보다 한 계단 낮은 20위(0.927)에 머물렀다. 기대교육연수(16.4년)와 평균교육연수(13.6년)는 한국과 비슷했지만, 기대수명이 78.2년으로 선진국들 중 상당히 짧았다. 다만 1인당 GNI는 6만5,565달러로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일본은 전년보다 두 계단 하락한 24위(0.920)였다.

‘삶의 질 1위’ 국가는 스위스(0.967)가 차지했다. 기대수명과 평균교육연수는 한국보다 각각 0.3년, 1.3년 길었다. 기대교육연수는 한국과 거의 동일했으나, 1인당 GNI(6만9,433달러)에서 크게 앞섰다. 2~10위에는 △노르웨이(0.966) △아이슬란드(0.959) △홍콩(0.956) △덴마크(0.952) △스웨덴(0.952) △독일(0.950) △아일랜드(0.950) △싱가포르(0.949) △호주(0.946) 등이 올랐다.


세계 전체로는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했지만...

중국(0.788)은 전년보다 한 계단 낮은 75위에 그쳤다. 최하위 국가(193위)는 소말리아(0.380)였고, 남수단(0.381)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0.387), 니제르(0.394) 등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도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세계 전체의 HDI는 0.739로 평가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0.739)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이다. UNDP는 “2020년(0.736)과 2021년(0.735)에 사상 처음으로 하락했던 세계 HDI가 반등한 것으로, 2023년에는 역대 최고치 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 사이에선 큰 차이가 나타났다고도 지적했다. 저개발국의 절반 이상이 아직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86위, 전년 대비 14계단 하락) 등 전쟁 또는 분쟁으로 고통받는 곳도 여전히 많은 탓이다. 아킴 슈타이너 UNDP 사무총장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계에 살고 있지만, 10년 전에 비해 굶주리고 가난한 사람은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