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따져보니 '친낙횡사'… 친명 신주류로 채웠다

입력
2024.03.15 12:00
현역의원 168명 중 69명 탈락·불출마·탈당
이낙연 캠프 생존율 40%… 이재명 캠프는 60%대
영입인재 10명 민주당 현역 빈자리에

더불어민주당 4· 10 공천이 극심한 내홍 속에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비주류 상당수가 탈락하고 그 자리를 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이 꿰찼다. 236개 지역구의 후보가 확정된 14일까지 현역의원 40% 이상이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불출마와 탈당을 단행했다. 2년 전 대선주자를 기준으로 당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캠프에 몸담았던 '필연캠프' 출신들의 탈락 비율이 가장 컸다.


이낙연 캠프 40%만 생환… '친낙횡사'

지난 1월 1일 기준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던 현역의원 168명(무소속 김진표 국회의장 포함) 중 이날까지 93명이 공천장을 받았다. 단수 공천은 62명, 경선 승리자는 31명이다. 경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의원은 6명이고, 나머지 69명은 경선 탈락(38명), 컷오프(6명), 탈당(9명), 불출마(16명) 등 민주당 당적으로 총선에 나서지 못한다.

168명을 2년 전 대선 캠프 기준으로 나누면 이 공동대표의 ‘필연캠프’ 참여자 28명 중 공천장을 받은 의원은 11명(39.3%)에 그쳤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이개호 정책위의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등 단수공천은 7명(25%)에 불과했다. 경선을 치른 14명 중 9명이 탈락했다. 김종민 의원은 공천문제가 불거지기 전 탈당했고, ‘하위 10%’ 명단에 포함된 설훈 홍영표 박영순 의원은 탈당했다. 오영환 홍성국 소병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표의 '열린캠프' 소속 현역 의원은 53명인데, 이 중 20명(37.7%)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전체 의원 중 단수공천 비율(36.9%)과 유사하다. 다만 경선 통과자를 포함하면 총 33명(62.3%)이 공천을 받아, 전체 현역의원 재공천 비율(55.4%)보다 다소 높다.

현역의원 19명이 참여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미래경제캠프’에서는 9명이 단수, 전략공천을 받고, 4명은 경선에서 이겨 생존율(68.4%)이 가장 높다. 단수공천자 중에는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과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 김민석 상황실장 등 대선 이후 친이재명(친명)계로 변신한 의원이 대부분이다.


영입인재·변호인·참모 꿰찬 지역구 현역 빈자리

지역구 현역 의원은 이날까지 56명이 교체됐다. 영입인재와 ‘대장동’ 변호인단, 이 대표의 경기도 참모 등이 이들을 대신했다. 영입인재 중에서는 10명이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이수진 의원 공천배제 후 탈당으로 생긴 자리에 류삼영 전 총경을 비롯해 홍영표 의원 빈자리에는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공천을 받았고, 김남희 변호사는 양기대 의원을 경선에서 꺾었다.


‘대장동 사건’ 등 이 대표 주변 사건의 ‘변호인’ 그룹도 대거 입성했다. 박균택 이건태 변호사는 각각 이용빈, 김상희 의원을 경선에서 이겼다. 김기표 김동아 변호사는 설훈, 우상호 의원 빈자리를 채웠다. 경기도 참모 그룹 중에서는 이재강 전 평화부지사가 경기 의정부을에,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이 경기 광주을에 전략경선됐다.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청년비서관’으로 발탁돼, 지난해 말까지 수행비서 역할을 해 왔던 모경종 전 당대표실 차장은 인천 서병에서 현역 신동근, 비례 허숙정 의원을 꺾고 공천됐다. ‘대모’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한 자리에는 안귀령 대변인이 나서게 됐고, 박정현 최고위원은 경선 상대였던 박영순 의원이 ‘하위 10%’ 통보에 반발해 탈당하면서 자동으로 단수 공천됐다.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