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세계 123위에 충격패... BNP파리바오픈 탈락

입력
2024.03.12 15:43
8년만의 정상 탈환 '물거품'


세계 테니스 랭킹 1위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파리바오픈에서 세계 123위 '러키 루저'에 패해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대회 6일째 단식 3회전에서 루카 나르디(123위·이탈리아)에게 1-2로 졌다.

BNP 파리바오픈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연패를 달성하는 등 통산 5차례 단식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는 2019년 3회전 탈락 이후 5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않았고, 이후엔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을 거부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충격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이날 조코비치를 꺾은 나르디는 2003년 신예로, 개인 최고 랭킹은 지난달 106위다. 당초 예선 결승에서 탈락했으나, 본선 선수의 갑작스러운 기권으로 자리가 생겨 대신 출전한 '러키 루저'다. 러키 루저는 자력으로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으나 본선에서 부상 등으로 인한 기권자가 나올 경우 해당 선수 대신 본선에 합류하게 되는 선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앞서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 권순우도 지난해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러키 루저로 본선행 막차를 탄 뒤 우승까지 내달렸다.

나르디는 특히 30번 시드인 토마스 마르틴 에체베리(30위·아르헨티나)가 기권하면서 해당 대진표 자리에 들어가 본선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하는 행운까지 잡았다. 나르디는 경기 직후 "말문이 막힌다"며 가슴 벅차 했고, "어젯밤에 꿈꿨던 장면이 이뤄졌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르디는 이날 승리로 투어 통산 4승(12패)째를 따냈을 뿐만 아니라 그랜드슬램과 마스터스급 대회에서 조코비치를 꺾은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낮은 선수로 기록됐다. 4대 메이저와 1년에 9차례 열리는 ATP 1000시리즈에서 조코비치가 패한 최저 랭킹 선수 종전 기록은 2008년 마이애미오픈 케빈 앤더슨(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당시 세계 122위였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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