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전·현직 간부들 중 가장 먼저 경찰 소환에 응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의사들은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주 위원장을 업무방해·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했다. 출석 직전 주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1978년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상태에서 살인적인 저수가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이미 이 사태가 예견됐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의사들의 노력으로 전 세계 최고의 의료 접근성과 전 세계 최고의 건강성을 유지했던 대한민국 의료제도가 오늘 이 순간 몰락하는 과정에서 사이비 관변학자와 이에 놀아나는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들이 현 사태가 의사 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 주장하며 의대 정원 증원을 하겠다고 국민을 호도하고 여론을 조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중 하버드대 연설에서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에 의해 자유와 민주주의가 훼손당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의사들은 이 운동이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에 맞서 싸우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압박에 맞서 의사들은 이 운동을 비폭력 무저항 자발적 포기라고 명명했고, 자발적 포기라는 의미를 훼손시키지 않고 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고집을 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주 위원장을 비롯해 김택우 의협 비대위 위원장, 박명하 의협 조직강화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를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일 의협 사무실과 의협 전·현직 간부 4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해외 체류 중이던 노 전 회장은 4일 귀국 후 압수수색을 받았다.
주 위원장을 시작으로 노 전 위원장은 9일, 김 비대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12일 차례로 경찰 출석 조사를 받는다. 임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