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농구 하겠다" "벚꽃은 금방 진다"... 여자프로농구 감독들 '봄 농구' 앞두고 입담 대결

입력
2024.03.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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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2강' 김완수 KB·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출사표에
'언더도그' 임근배 삼성생명·김도완 하나원큐 감독
각각 "화려한 농구" "3승 각오"로 응수

여자프로농구 '봄 농구'를 앞둔 4개 팀 감독과 선수들이 저마다의 출사표를 던졌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2강’ 청주 KB스타즈(1위)와 아산 우리은행(2위)에 ‘언더도그’ 용인 삼성생명(3위)과 부천 하나원큐(4위)가 도전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27승3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봄에 피는 꽃인 개나리의 노란색이 팀 컬러와 비슷하다”며 “개나리처럼 활짝 피고 즐거운 플레이오프를 만들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역시 “벚꽃이 곧 필 것 같은데 벚꽃처럼 상큼한 농구를 하겠다”며 ‘꽃 비유’로 각오를 다졌다.

그러자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구단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후 “벚꽃은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지만 금방 진다. 우리는 벚꽃의 화려함만 가져가겠다. 축제다운 농구를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시즌 초 삼성생명이 '배드걸스'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며 “플레이오프에서는 배드걸스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몇 차전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3승을 거두겠다”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팀별 대표 선수 2명이 감독과 대동해 입담을 과시했다. 김단비(우리은행)는 “우리은행에서 뛰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또 이겨? 또 챔피언 결정전에 나가?'라는 말이었다”며 “우리은행이 또 이기고 챔프전에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에이스의 강한 자신감을 접한 박지현(우리은행)은 "멋있다"고 화답했다.

선수들이 그린 감독들의 ‘뇌구조’도 웃음을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국보급 센터’ 박지수(KB스타즈)는 “시합 날 오전 훈련이 끝나면 감독님이 상금을 걸고 가위바위보, 신발 던지기 등의 게임을 주최한다”며 “금액이 적지 않은데 이 때문에 (뇌구조 속에) 돈 걱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언더도그’인 하나원큐와 삼성생명 선수들은 보다 비장했다. 배혜윤(삼성생명)은 “재밌는 경기가 되게끔 간절히 뛰어보겠다”며 “감독님의 (플레이오프) 3승 각오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양인영(하나원큐) 역시 “즐기는 농구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포스트시즌은 9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KB스타즈와 하나원큐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10일에는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이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격돌한다.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은 2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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