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 꽃바람 바닷바람… 봄날의 자전거길 달려 볼까요

입력
2024.03.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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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3월 추천 자전거길

꽃샘추위가 남아 있어도 기어이 봄이다. 서서히 기지개 켜고 활동하기 좋은 시기, 한국관광공사가 봄바람 맞으며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을 3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했다.

물길 따라 봄나들이, 시흥 그린웨이

그린웨이는 경기 시흥시를 대표하는 자전거길이다.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호수까지 약 7.5㎞, 느긋하게 1시간 거리다. 출발점인 갯골생태공원에는 소래염전의 옛 소금창고와 흔들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바닷물이 뱀처럼 구부러져 드나드는 내만 갯골 주변으로 칠면초, 퉁퉁마디 등 염생식물과 여러 종류의 게, 조류도 관찰할 수도 있다.


그린웨이는 관곡지와 호조벌을 차례로 지난다. 연꽃테마파크로 조성된 관곡지는 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이 국내 최초로 연(蓮)을 재배한 장소다. 호조벌은 조선 경종 원년(1721) 720m의 인공 제방을 완공해 갯벌을 농경지로 개간한 들이다. 종착지인 물왕호수에는 수변 덱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자전거는 진입 금지다.

갯골생태공원에서 공원 내 이용 가능한 전기차, 다인승 자전거, 수상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고, 시흥시공영자전거대여소(월곶역점, 정왕역점)에서도 11월까지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역사와 자연 어우러진 경포호, 자전거로 한 바퀴

경포호 둘레길(약 4.3㎞)은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다. 힘든 구간이 없어 누구나 이용하기 좋고, 잔잔한 호수와 백두대간의 우람한 능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경포대는 자전거길 바로 옆 언덕에 있다. 잠시 페달을 멈추고 시인 묵객이 사랑한 경포대에 올라 잔잔한 호수를 내려다보는 것도 좋겠다. 하늘과 바다에 뜬 달, 호수에 비친 달, 술잔과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자연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두루 품은 호수다. 인근에 조선 시대 사대부 가옥 강릉선교장, 신사임당과 율곡이 태어난 오죽헌 등이 있다.


시간이 허락하면 명품자전거길로 선정된 경포해변~연곡해변 구간을 달려볼 것을 권한다.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도로는 방풍림 터널 운치가 그만이다. 자전거 대여소는 경포해변 스카이베이호텔 부근에 몰려 있으며, 요금은 종류에 따라 1시간 기준 5,000~3만 원이다.


탁 트인 방조제로 시원하게, 서산 천수만자전거길

천수만자전거길은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 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까지 이어진다. 왕복 3~4시간이 걸리지만 여건에 맞춰 기점과 종점, 반환점 등을 정하면 된다. 이 길은 바다와 평야 사이 평지라 경쾌하게 질주할 수 있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드넓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는 국내에 흔치 않은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쉼터가 곳곳에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코스 중간 지점의 간월도는 물이 빠지면 들어갈 수 있고, 물이 차면 몽환적인 풍광을 빚는다. 간월암과 어우러진 노을 풍광이 특히 일품이다. 인근 서산버드랜드는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의 조류를 살펴볼 수 있는 테마공원이자 전시장이다.

무섬마을로 향하는 봄빛 여정, 영주 자전거길

경북 영주의 자전거길 중에서는 도심에서 무섬마을까지 연결된 약 14.5㎞가 아름답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천변을 달리면 조선 시대 의국인 제민루, 정도전 생가로 알려진 삼판서고택 등 명소를 만난다.


하천을 따라가는 자전거길 곳곳에 소박한 마을과 버드나무가 우거진 자전거 전용 덱이 있고, 이따금 은빛 모래사장도 만난다. 무섬마을까지는 1시간 30분 남짓 걸린다. 서천을 합류해 한결 넓어진 내성천 물길이 크게 휘어져 마을을 감싸며 흐른다.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과 유사한 ‘물돌이’ 마을이다. 350년이 넘은 만죽재고택을 비롯해 전통 가옥 30여 채가 몰려 있는 마을은 시간을 되돌린 듯 고즈넉하다. 마을 앞 넓은 모래사장 위에는 외나무다리가 놓여 있다. 영주시자전거공원의 대여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매화 향 흩날리는 광양 섬진강자전거길

전북 임실에서 전남 광양까지 이어지는 섬진강자전거길은 국토종주자전거길 중에서도 자연미가 가장 빼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광양 매화마을에서 배알도수변공원까지 약 20㎞ 구간은 이맘때 가장 화사한 봄을 만끽할 수 있다. 매화가 지천인 매화마을, 전망 좋은 수월정,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망덕포구와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등을 거친다.



매화마을 입구의 자전거 무료 대여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수·목요일과 공휴일 휴무) 운영한다. 매화마을과 망덕포구 중간지점 섬진강 끝들마을에서도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예약 필수, 월요일 휴무).

광양읍 운전면허시험장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리면 원도심 여행에 제격이다. 도시재생사업으로 탄생한 복합문화공간 인서리공원은 요즘 광양의 ‘핫플레이스’다. 오래된 한옥을 아트숍과 카페, 숙소로 개조했고, 버려진 양곡 창고는 갤러리로 변신했다. 옛 광양역에 들어선 전남도립미술관과 광양예술창고까지 코스로 엮으면 완벽하다.



최흥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