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여전사 3인방’의 공략 지역이 공개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공천하고, 이언주 전 의원은 경기 용인정에 ‘3인 경선’으로 지정했다. 앞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하고 서울 중·성동갑에 전략공천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3명의 행선지를 확정 지은 것이다. 서울 동작을, 중·성동갑, 용산 등의 출마가 거론된 추 전 장관이나 이 전 의원이 상징성이 큰 서울지역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필승카드’로 강조해온 당 지도부의 호언이 궁색해졌다. 이들이 주로 비(非)이재명계를 밀어내는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과장된 걸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어 씁쓸하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추 전 장관을 배치한 하남갑에 대해 “도농복합지역으로, 굉장히 험지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의원 배지를 위해 서울까지 뒤로한 추 전 장관이나, 그를 내세워 선거흥행을 노리려던 당의 당초 전략은 초라해졌다.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이유로 임 전 실장 등의 희생을 강요한 반면 추 전 장관은 예외로 삼았다. 정작 “추 전 장관 공(책임)이 훨씬 크다”(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는 반론이 끊이지 않았다. ‘추-윤 갈등’으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대권주자로 키워준 당사자인 데다, 부동층 민심에 역효과를 낸다는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서울 격전지에 여론조사를 돌려도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해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나온 셈이다.
추·이 두 사람은 친문 세력을 비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장관직을 그만두는 과정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물러나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폭로했고, 이 전 의원은 2019년 서울 서초동 ‘조국 수호집회’가 열리자 문 전 대통령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한 인물이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사익에 따라 ‘묻지마 친명 공천’이 벌어진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공정한 공천을 국민에게 어필해야 할 ‘임혁백 공관위’는 어떤가. 공천관리를 맡았던 사람들이 줄줄이 사퇴해 ‘복마전’ 성격을 띠는 데다, 홍익표 원내대표조차 “공관위의 일방적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입당도 탈당도 자유”라며 딴소리만 하고 있다. 거대야당이 이 지경이라면 민심의 심판이 누구를 향할지 자명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