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국제스케이트장 어디로...강원·경기·인천 7개 기초단체 경쟁

입력
2024.03.03 16:00
11면
왕릉 원형 복원을 위해 철거 결정
늦어도 5월까지 후보지 선정 예정

연간 15만 명이 이용하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할 빙상장을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을 건립할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강원 원주시·철원군·춘천시, 경기 김포시·동두천시·양주시, 인천 서구 등 7곳이 신청했다. 400m 길이의 링크를 갖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시설이다. 그러나 조선 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왕릉(태·강릉) 원형 복원을 위해 철거가 결정돼 대체 시설이 필요한 상태다. 새 빙상장은 국비 2,000억 원이 투입돼 2030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7일 공모 신청서를 낸 원주시는 100% 국유지인 판부면 서곡리 옛 군부대 부지(5만㎡)를 후보지로 제시했다. 원주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이 있는 강릉·평창과의 연계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 혹한 지역인 철원군도 원주시처럼 동송읍 오지리의 옛 군부대 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철원군은 소외된 접경지역 활성화를 위해 대체 시설이 유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춘천시는 후보지로 시유지인 송암동 강원체육고 일대(6만㎡)를 명시한 신청서를 지난 8일 냈다. 춘천시는 1929년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빙상대회가 열린 빙상의 본고장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4곳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포시는 사우동 일대 유휴지(5만㎡)를 후보지로 제안하면서 빙상팀 창단과 빙상 특성화 학교 설립, 전담 태스크포스(TF) 신설 등 지속 가능한 빙상생태계 구축을 약속했다. 동두천시는 동두천동의 옛 미군기지 캠프 캐슬 부지(8만9,000㎡)를 제시했다. 지난해 빙상단을 재창단한 동두천시는 지하철 1호선 동두천역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라는 접근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주시는 후보지 중 최대 규모인 광사동 나리공원 일대 시유지(11만㎡)를 제시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이 자리한 인천 서구는 청라국제도시 투자 유치 용지 잔여 부지(5만5,000㎡)를 제안하면서 국제 대회 개최 경험과 인천·김포국제공항 등과의 접근성 등을 부각하고 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현재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지선정위는 서류·발표 심사와 현장실사를 통해 늦어도 5월까지 후보지를 선정해 대한체육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추천받은 후보지에 대한 협상 등을 거쳐 건립 부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