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무장해제·국경봉쇄"… 네타냐후, 내각에 전후 구상 공유

입력
2024.02.24 15:58
"요르단 서안 안보 통제권 가질 것"
국제사회 반대한 내용들 다수 포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완전한 비무장화'와 '이집트와의 국경봉쇄' 등이 담긴 가자지구 전후 구상을 내각에 공유했다.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제사회가 반대해 온 내용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밤 안보내각 구성원들에게 전후 계획이 담긴 문건을 배포했다. 향후 휴전 협상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논의에 필요한 기초 자료로 보인다고 CNN은 분석했다.

이 문건은 전후 가자지구의 행정 및 교육체계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부터 가자지구의 통치 주체 등 장기 계획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이 고수해야 할 원칙을 적시했다. 문건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의 '완전한 비무장화'를 이뤄내고 감독할 책임을 진다는 내용과, 가자지구 남쪽 이집트와의 국경을 직접 관할·통제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스라엘이 요르단 서쪽 전 지역에 대한 안보 통제권을 가질 것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영토로 하는 독립국가 건설을 추구해 왔는데,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이 끝나도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밖에도 이스라엘인을 증오하도록 가르치는 기존 교육체계를 뜯어고치고, 가자지구를 관할할 민간 행정기구에 대한 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대신 다른 국제구호기구로 하여금 그 자리를 채우게 하겠다는 의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계획을 공유한 직후인 23일 하마스와의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이 이끄는 협상단을 다시 파견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스라엘의 전후 구상은 미국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사항들이 다수 포함돼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미국과 조율된 구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은 미국 정부가 즉각적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