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추진에 반발해 동맹휴학 신청에 참여한 의대생이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학생들이 단체로 수업과 실습 거부에 돌입한 의대도 10곳으로 늘면서 대학은 학사 일정 조정 등 수습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40개 의대 중 22개교에서 의대생 3,025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휴학 신청 의대생은 19일 1,133명과 20일 7,620명에 더해 누적 1만1,778명(34개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4월 전체 의대 재적생 1만8,793명 기준으로, 의대생 3명 중 2명(62.7%)이 의료계 집단행동에 보조를 맞춘 셈이다. 의대생 대표자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20일을 기점으로 동맹휴학 내지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하기로 결의한 이래로 휴학 신청자는 급증하는 양상이다. 다만 일부는 휴학 신청을 철회했다가 다시 신청하는 등 중복 집계된 인원이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다만 전날 휴학 신청자 중 승인을 받은 학생은 5개교 10명에 그쳤다. 군 입대 5명, 유급이나 미수료 4명, 개인 사정 1명이다. 집단행동 성격의 휴학 신청은 한 건도 허가되지 않았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는 학칙에 규정된 사유 외에는 휴학 승인을 하지 말 것을 대학에 거듭 요청하고 있다.
수업 거부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본과 의대생들이 1, 2월 새 학기 개강에도 수업 불참 의사를 밝힌 의대는 19일 3곳에서 전날 10곳으로 늘어났다. 의대생들은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당시에도 본과 4학년을 제외한 의대생 91% 이상이 휴학계를 내고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하며 집단 반발을 했다.
대학들은 개강 시점을 2주가량 연기하는 등 학생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북 소재 의과대학 교수는 "(수업 거부 등이) 학기 3분의 1 이상 지나도록 장기화되면 유급을 막기 위해 방학 보충수업으로 채우는 복잡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2,000명보다 적은 인원의 순차적 증원 등 보다 현실적인 방안과 열악한 교육인프라 보강 계획 마련 등을 논의해 접점을 찾을 대화의 장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