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당 보조금 문제를 두고 연일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개혁신당이 현역의원 5명으로 6억여 원을 받은 뒤 합당을 파기한 것을 두고 한 위원장이 "보조금 사기"라고 비판하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비례대표 위성정당이 받을 보조금을 겨냥했다.
한 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개혁신당을 겨냥해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의 보조금 반납 방법으로 △보조금액만큼 당비 모아 기부 △자진 해산 후 재창당을 제시하며 "결국 의지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앞서서도 "분식회계" "위장 결혼" 등 날 선 표현을 써가며 개혁신당의 보조금 수령을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가 "정당을 해산하고 재창당하라는 식의 궤변"이라고 맞받았다. 개혁신당은 지난 15일 현역의원 5명(이원욱·조응천·김종민·양향자·양정숙) 조건을 충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부터 1분기 경상보조금 6억6,654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새로운미래와의 합당 파기로 김종민 의원이 탈당하면서 보조금 '먹튀' 논란이 일었다. 현행법상 현역의원이 4명이면 훨씬 적은 액수만을 받을 수 있어서다. 개혁신당은 관련 규정이 없어 당장 보조금 반환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를 사용하지 않고 향후 제도를 바꿔 반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국민의힘이 23일 창당 예정인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보조금 수령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위성정당으로 86억 보조금 수령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이번에 또 위성정당 차리겠다고 한다"며 "위헌정당을 만들면서 당당한 한 위원장, 이제는 법률가가 아니라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팔도 사나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2020년 1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보조금 86억3,016만 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표를 첨부했다.
이 대표의 비판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선관위는 4·10 총선에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후보자 등록 마감일(3월 22일) 후 2일 이내에 선거보조금 총 501억9,700여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을 대신해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라 수령 요건을 충족한다. 실수령액은 국민의힘에서 '국민의미래'로 적을 옮길 현역의원 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반면 개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