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속도를 보면 총선 전략이 보인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월 총선 공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권역별로 공천 확정 비율은 차이를 보인다. 국민의힘은 주로 수도권에,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 공천에 상대적으로 탄력이 붙어 있다. 각 당이 승부처라 판단하는 지역의 공천부터 마무리하는 모양새인데, 이는 일찌감치 선거에 집중해 본선 경쟁력을 키우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22일까지 국민의힘은 서울 49개 중 37개(75.5%) 지역 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우선(전략)추천과 단수추천이 26곳(53.1%)으로 절반을 넘었고, 경선 지역도 11곳(22.4%)이다. 4년 전 총선에서 서울 8석 등 수도권 121석 중 16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중에서도 전통적 열세 지역인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 공천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 험지 출마를 자청한 동북벨트 4인방(△중랑을 이승환 △강북갑 전상범 △도봉갑 김재섭 △강동을 이재영)은 모두 단수추천을 받았다. 서남권에선 △구로갑 호준석 △구로을 태영호 등이 단수추천을 받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여진이 남은 강서구(△강서갑 구상찬 △강서병 김일호) 역시 강서을을 제외하고 공천이 마무리됐다. 한강벨트를 끼고 있는 지역구의 권영세(용산) 전 통일부 장관과 나경원(동작을) 전 의원을 비롯해 김병민(광진갑) 전 최고위원과 오신환(광진을) 전 의원 공천도 확정됐다. 다만 국민의힘의 절대 우세가 예상되는 강남갑·을·병과 서초을 등 지역구는 공천이 미뤄지고 있다.
인천과 경기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전체 13석 가운데 단수추천이 5곳(38.5%), 경선이 4곳(30.8%)으로 전체의 69.2%의 공천 방식이 결정됐다. 경기의 경우, 전체 59곳 가운데 40곳(67.8%)의 공천 방식이 나왔다. 단수추천과 우선추천이 28곳(47.5%)이고, 경선이 12곳(20.3%)이다. 인천에선 일찌감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계양을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공천을 확정했다. 영입인재를 전진 배치한 수원의 경우 △수원갑 김현준 △수원병 방문규 △수원정 이수정이 단수추천, 수원무는 경선이 확정됐다. 수원을만 남은 상태다.
수도권 공천이 상대적으로 더딘 민주당은 PK 공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0석으로 압승한 21대 총선에서도 PK 40석 중 민주당은 7곳을 얻는 데 그쳤다.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연고가 있는 PK는 수도권과 텃밭을 제외하면 승부처로 삼아야 할 지역이다. 이 때문에 당은 40개 지역구 중 이날까지 35곳의 후보 공천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17곳의 공천 방식을 결정했다. 단수추천이 12곳이다. 재선 3인방인 △남을 박재호 △북강서갑 전재수 △사하갑 최인호 등 현역 의원이 모두 단수추천을 받았고, 영입 인재인 이재성 전 NC소프트 전무가 사하을에 전략공천 됐다. 변성완(북·강서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서동 최형욱 △부산진갑 서은숙 △동래 박성현 △해운대갑 홍순헌 △연제 이성문 등 전직 구청장이 대거 단수추천 됐다. 부산 9석 당선이 목표다.
울산은 전체 6곳 가운데 6곳, 경남은 16곳 가운데 15곳의 공천 방식이 확정, 각각 100%, 93.8%의 공천 진행률을 보였다. 울산 남갑엔 영입 인재인 전은수 변호사가 전략공천됐고, 이상헌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울산 북구는 위성정당 선거연합을 위해 윤종오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경남에선 현역인 △경남 김해갑 민홍철 △김해을 김정호 △양산을 김두관 모두 단수추천을 받고, 전환배치된 국민의힘 조해진 김태호 의원 등과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